농진청 연구팀, 동충하초서 항에이즈 물질 추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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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누에를 이용해 만든 동충하초(冬蟲夏草.사진)에서 에이즈(AIDS)치료제로 쓸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됐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조세연(趙世衍)박사팀과 한동대 생의학연구소 송성규(宋聖圭)교수팀은 9일 누에 동충하초 품종의 하나인 J300에서 에이즈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유기화합물 2종을 추출했다고 발표했다.

趙박사 등 연구팀은 숙주세포(면역세포)에 살아 있는 에이즈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면 대부분의 세포는 사멸했지만 J300 동충하초 추출물을 투여할 경우 세포의 생존율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동충하초 추출물의 투여량을 늘릴수록 세포 생존율이 높아졌으며 추출물의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높일 경우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모두 살아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에서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J300 동충하초는 독성이 거의 없어 항암효과와 함께 항피로.면역증강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동충하초는 겨울철 살아 있는 누에에 버섯 종균을 뿌릴 경우 누에의 몸속으로 균이 침투, 여름철에 누에 몸에서 버섯이 자라는 것을 일컬으며 지난해 농진청이 대량 번식에 성공해 농가에 보급해 왔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미 농가에 보급됐던 자포니카(japonica)동충하초에는 항(抗)에이즈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趙박사는 "우선 J300 동충하초를 식품으로 에이즈 치료에 사용하고 다음달 특허출원할 계획" 이라며 "대학병원 등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임상실험을 거쳐 본격 에이즈 치료약으로 개발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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