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관광엑스포 특산품판매 손님에 바가지 씌웠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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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0월 강원도 관광엑스포에 다녀왔다. 구름 같이 몰려든 단체관광객들 탓에 국가별로 관광지와 특산품을 전시해놓은 국가관은 찬찬히 둘러볼 수조차 없었다.

모처럼 나선 나들이에 내심 '사람구경만 실컷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도 갖췄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앞섰다.

그런데 최근 강원도 엑스포의 문제점을 지적한 TV 시사 프로그램을 보고는 이런 아쉬움을 넘어 화가 치밀었다.

보도 내용은 수십개국의 홍보부스에서 팔던 각국 특산품들은 남대문시장 등지에서 가져온 상품으로 적게는 2~3배, 많게는 수십배씩 비싼 가격으로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워 팔고 있다는 것이었다.

2백만명이 들렀다니까, 나 같이 몇천원짜리 상품을 산 사람은 제쳐두고 몇만원, 몇십만원에 이르는 상품을 구입한 관광객들의 피해를 합산하면 상상을 넘는 수준이다.

강원도에서 주최했으니 이에 대한 사후 책임도 주최측이 져야 하는 것 아닐까. '하루빨리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조직위의 방만한 관리에 대한 추궁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피해를 본 사람들이 불특정 다수인 관광객이라 '사과만 하면 되겠지' 라는 미봉책을 펼 생각말고 국제적인 행사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쐐기를 박는 작업을 벌였으면 한다.

ttreim@orgio.net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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