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욕설연극' 후유증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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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들의 '욕설 연극'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네티즌들의 비난여론이 쇄도하는 가운데 한나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한때 폐쇄됐는가 하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자성론이 제기됐다.

문제의 연극이 당 연찬회에서 공연된 것은 지난 28일. 이후 각종 보도를 통해 연극내용이 알려지면서 한나라당 홈페이지(www.hannara.or.kr)의 자유게시판인 'e-게시판'에는 9백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욕설 연극'에 대한 의견들이었다.

네티즌 윤용준씨는 "공당에서 보여주는 연극이라는 게 이런 정도의 수준인가요…대한민국 아직 갈 길이 아주 먼 것 같네요"라고 개탄했고, 네티즌 박소현씨는 "이런 유치한 패러디로 한나라 수준을 스스로 낮춘다면 민심은 다시 움직일 겁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네티즌 김보미씨는 "마치 박근혜 대표의 포스터 패러디에 대한 화답같아서 더더욱 유치하다"고 꼬집었다. "연극이 아니라 쓰레기"(네티즌 송준의)라고 직설적인 비판을 가하는 글도 많았다.

이번 욕설연극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사이버당원 홈페이지(www.cjcd.or.kr)에서 네티즌 강화식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한 나도 부끄럽다"면서 "군더더기 없는 진솔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처럼 네티즌들의 의견개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30일 잠시 폐쇄됐고, 자유게시판은 31일 낮까지도 '시스템 점검중'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가 벌어졌다. 접속자 폭주에 따른 서버 다운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게시판은 31일 오후 2시 무렵부터 다시 사용이 가능해졌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록 연극이라도 대통령을 노골적인 용어로 비판한 것이 적절치 못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31일 "이번 연극의 대사가 너무 직설적이고 인신공격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며 "박 대표 패러디 사건 때는 노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았지만 박 대표는 이번에 담담하게 사과해 차별성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인 박형준 의원도 "내용이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었던 만큼 대변인 논평에서 유감 정도는 표명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연극이 홈페이지에 게재된 게 아니라 제한된 장소에서 공연된 만큼 (여권도)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뉴스센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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