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기술자 이근안 자수] 임양운 담당검사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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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임양운(任梁云)서울지검 3차장은 29일 이근안씨에 대한 밤샘조사를 마친 뒤 "李씨는 자신의 집 대문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는 등 철저한 은둔생활을 해왔다" 고 밝혔다.

- 李씨의 도피 행적은.

"최초 1년간 안대나 선글라스를 이용해 변장한 채 기차여행 등으로 추적을 피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부인으로부터 몇백만원을 받아 여행에 나섰으며 검문을 피하기 위해 단정한 차림에 짐을 지니지 않았다'. 이후 본인 말로는 자택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화장실.욕실 등에 골방을 만들어 외부 사람의 눈을 피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CCTV를 대문에 설치, 외부를 파악했다고 한다'."

- 해외에 도피한 사실이 있는가.

"李씨는 없다고 하나 지난 6월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호텔에서 李씨를 봤다는 제보가 있어 계속 추궁 중이다. "

- 자수 동기는.

"김근태씨 고문사건이 8월로 공소시효가 끝난 데다 김성학 고문사건 피고인들도 징역 2~1년을 선고받아 자수해도 형량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도피생활 중 얻은 당뇨.디스크 등 지병도 동기가 됐다. 李씨는 또 '가족들에게 경제적.심적 고통을 준 데다 동료들의 유죄판결에 가슴이 아팠으며, 과장된 고문혐의도 밝히기 위해 가족회의 직후 자수를 결정했다' 고 말했다'."

- 동료 경찰들이 돈을 줬다는데.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 도피 초기 1년 정도 생활이 어려운 李씨 가족에게 월 30만원 정도씩 줬다. 李씨 부인에게 전달됐을 뿐 도피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 집에 있었다는데 왜 몰랐나.

"주거지나 연고지에서 잠복 등을 통해 동태파악을 계속했다. 영장없이 집안에 들어갈 수도 없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

- 향후 수사계획은.

"공소시효가 완성됐다 하더라도 진상규명 차원에서 김근태씨 고문사건 등을 계속 조사하겠다. "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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