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9, 10월 수시2학기 모집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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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산.경남지역의 대학에선 오는 9~10월이면 대학입시가 거의 마무리된다. 대학 진학 고교생이 갈수록 줄자 수능시험(11월 17일).정시모집 이전에 대학들이 앞다퉈 고교 학생부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거의 뽑아버리기 때문이다.

2년제 대학은 9월 원서를 접수하는 수시2학기 모집에서 70~90%, 4년제는 50~60%를 채운다.

동부산대는 수시2학기 모집으로 전체 정원(1760명)의 80%인 1280명을 뽑는다.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원서를 접수하고 10월 25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수시 1학기 때 10%를 모집, 정시모집에서 뽑을 학생은 176명에 불과하다. 동부산대 이진철 입시계장은 "대학에 입학할 자원이 부족해 정시모집까지 기다릴 형편이 못된다"며 "가능한 한 많은 학생을 수시모집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시 1학기에 10%를 모집한 부산정보대는 정원의 90%인 2416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에서 모집이 다 될 경우 정시모집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 대학 관계자는 "부산에서만 올해 대학입시에서 2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정시 모집에 가면 뽑을 학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사정 때문에 대학들이 수시2학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정보대도 수시 2학기에 정원의 70%인 2072명을 모집한다.

수시모집에 전력을 쏟기는 4년제 대학도 마찬가지이다.

진주국제대는 정원의 56%인 784명을 모집하고, 동서대와 신라대는 각각 정원의 57%인 1543명, 1425명을 선발한다.

동의대 김재곤 홍보팀장은 "부산지역 대학의 경우 지난해 수시2학기 때 30~50%를 모집했으나 올해는 모집비율이 배 이상 늘었다"며 "지난해 수시모집을 적게 한 대학들이 정시모집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수시모집 비율이 높아지면서 고교 3학년의 학사일정이 파행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년제 대학은 대부분 9~10월 수시2학기 합격자를 발표,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는 합격자는 수능시험을 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고교에선 개학하자 마자 원서 쓰기에 바빠지고, 곧바로 중간고사를 치고, 수능시험 1개월전에 기말고사를 친 뒤 학생부 성적처리를 마무리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인문계 고교는 80%, 실업계 고교는 취업생을 제외한 90% 이상이 수시2학기에 원서를 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용인고 박만제 진학담당부장은 "이런 식으로 대학입시가 계속된다면 고교 3학년 2학기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시모집 전에 특기.적성을 가진 학생을 뽑도록 도입한 수시모집이 일반학생을 데려가는 방편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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