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창업 엿보기] 견본 상품 제공 카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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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신제품은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제품을 잘 모르고 품질에 대한 확신도 없이 선뜻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해 등장한 게 ‘샘플 카페’다. 기업들이 신제품을 샘플로 제공하면 소비자들이 이런 카페를 통해 샘플 제품을 받아가 사용해 본다.

2년 전 일본 도쿄에 등장한 샘플 카페는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신개념의 사업이다. 기업에게도 좋고, 소비자에게도 좋은 셈이다. 일본의 샘플 카페는 편안하고 격조 있는 분위기를 갖춰놓고 20~3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삼는다. 무료 샘플을 주면 고객들은 상품평을 제공한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르 카페’는 유행을 선도하는 쇼핑객의 관심을 끄는 점포. 경제력 있는 젊은 여성들이 무료 상품을 써보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해당 상품에 대한 평판을 만들어낸다.

이 샘플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나이와 성별·주소 등의 기본 정보와 함께 관심사나 싫어하는 것 등을 등록하면 된다. 회원들이 모닝커피나 아침식사를 위해 카페에 가서 주문할 때마다 카페 측이 제공하는 코인을 받게 된다. 이 코인으로 샘플 바에서 무료 샘플과 교환할 수 있다.

르 카페의 회원은 코인이 없어도 설문조사 등에 참여해 상품에 대한 의견을 내고 샘플 상품을 받을 수도 있다. 제공되는 샘플은 음식과 음료에서부터 화장품이나 전자제품까지 다양하다. 르 카페 측은 고객의 휴대전화 바코드로 누가 어떤 샘플 상품을 가져갔는지 추적할 수 있다. 상품 제조업체로서는 시장조사를 할 수 있고, 르 카페 같은 샘플 점포 측은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실시할 수 있는 곳이라는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르 카페는 브랜드들이 새로운 고객을 불러 모으는 것을 돕기 위한 이벤트도 벌인다. 냅킨이나 다른 소재를 동원해 해당 브랜드의 상품 장식과 홍보를 돕는 것이다. 도시바의 새 휴대전화기를 홍보하기 위해 이 점포는 테이블과 냅킨, 직원 유니폼에 홍보 이미지를 인쇄했다. 해당 휴대전화는 도시바의 특별 주문에 따라 만들어진 음식 메뉴와 함께 모든 테이블에 전시됐다. 이런 식으로 샘플 카페에서는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면서 홍보 활동도 병행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르 카페의 사업개발 담당 매니저 니시다 구헤이는 “여성들은 쇼핑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고 상품 트렌드를 점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샘플 카페는 그런 힘을 가진 여성들과 업체를 잇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품을 받기 위해 백화점 등에서 줄을 서는 것을 꺼리는 여성들이 특히 이런 카페에 단골 고객이 된다고 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제공 www.changup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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