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역서 모든 교전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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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라크 시아파 반군을 이끌고 있는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30일 이라크 내의 모든 추종자에게 미군.이라크군과의 교전을 끝내라고 지시했다.

알사드르의 측근 나임 알카아비는 "(그는) 이라크에서 모든 군사행동을 멈출 것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정치조직체로 전환한다는 것이 알사드르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조치는 우리가 이라크의 평화를 원하며 앞으로 정치에 참여할 예정임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틀 내에 정치 참여의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알사드르 측이 바그다드 사드르시티에서의 교전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을 진행하던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시아파 성지 나자프 지역에서의 유혈사태는 지난 27일 종식됐지만 이라크 내 다른 지역에서는 현재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아랍 언론과 뉴욕 타임스는 나자프 사태를 단번에 해결해버린 이라크 시아파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알시스타니가 "이라크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임이 다시 입증됐다"고 28일 보도했다.

영국에서 심장질환 치료를 마친 알시스타니가 지난 25일 이라크땅을 다시 밟자마자 임시정부 각료들은 500여km 떨어진 남부 바스라로 달려갔다. 다음날인 26일 영국군의 호위를 받으며 나자프에 입성한 아야툴라를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이번 사태를 주도한 과격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였다. 그리고 이날 모든 게 해결됐다. 3주 동안 지속된 유혈 대치로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나자프에는 '믿어지지 않는' 평화가 찾아왔다.

알시스타니는 이번 사태 해결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친미적인 임시정부의 권위를 확실히 견제하는 한편 폭력적인 과격세력의 도전을 누른 것이다. 양쪽 모두 아야툴라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1979년 이란혁명을 이끈 호메이니옹과 같은 위치에 있다. 시아 이슬람 권위를 의미하는 '마르지이야'의 이라크 대표이기 때문이다. 시아파는 수니파와 달리 최고 종교지도자의 정치적 권위를 인정한다. 알라를 대신해 현세를 다스릴 권한이 '아야툴라'에게 부여된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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