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대차 되나"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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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현대자동차가 삼성전자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초일류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을까.

9월 1일 현대차가 선보일 신차 'NF쏘나타'의 출시를 앞두고 이 회사 주식을 사라는 증권업계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은'신차 효과'로 현대차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이란 분석 때문이지만, NF쏘나타가 국내외에서 성공할 경우 글로벌 기업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 실적 호조 지속=대우증권은 30일 "NF쏘나타는 품질면에서 동급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되며, 풍부한 교체수요를 갖고 있어서 가격 인상 효과를 고려하면 현대차의 펀더멘털을 한 단계 높이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 주가가 6만7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리먼브러더스도 이날 현대차 목표 주가를 6만1500원으로 제시했다.

현대차 주가는 이달에만 16.9%(4만2400원→4만9550원) 오르면서 5만원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는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도 올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5.7% 많은 1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1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냈다. 올해 전체로는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27조원과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 넘어야 할 산=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전무는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 범주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에서의 뛰어난 경쟁력과 튼튼한 재무구조 등을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굿모닝신한증권 손종원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인도와 중국의 중소형차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도요타의 렉서스처럼 고급차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절반의 성공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학주 자동차운송팀장도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지금처럼 가격에 민감해선 안되며 중대형, 고급차 시장을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내년 3월 출시될 3300cc급 NF쏘나타의 미국 시장 판매가 글로벌 기업 가능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약 5500만대)의 4%에 못 미치는 200여만대를 생산했다.

생산을 더 늘리고 전 세계인이 알수 있는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야 글로벌 기업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화증권 안수웅 연구위원은 "현재 현대차의 주가수익률은 6배로 일본 자동차회사의 절반 수준이지만, 글로벌 기업이 되면 주가는 30~40% 이상 뛰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손종원 연구위원은 "가격과 품질의 경쟁력은 많이 높아졌지만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뚜렷한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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