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야신’울린 ‘조갈량’ 타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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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조범현 KIA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서 2명이 고민이다. 3번과 6번을 누구로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K가 정규 시즌에서 맹활약한 ‘CK포’ 4번 최희섭(33홈런·100타점)-5번 김상현(36홈런·127타점)과의 승부를 피할 가능성이 많기에 그들 앞뒤 타순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황병일 KIA 타격코치는 “상대 투수들이 4~5번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을 것이다. 최희섭과 김상현은 오히려 테이블세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아침 등산을 하면서 묘안을 짜봤지만 명쾌한 결정을 못 내렸다는 조 감독은 고심 끝에 3번 장성호, 6번 이종범을 선발 출장시켰다. 지명타자로 장성호와 나지완을 저울질하다 베테랑 장성호를 택했고, 중심타선 뒤에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이종범을 배치했다. 결국 ‘CK포’는 부진했지만 조 감독의 3, 6번 카드는 적중했다. 장성호는 4회 1점을 추격할 때 무사 1루에서 찬스를 잇는 좌전 안타를 때렸다. 특히 이종범은 조 감독의 믿음에 역전타와 결승타로 화답했다.

1-2로 뒤진 KIA 6회 말 공격, SK 고효준은 2사 3루에서 최희섭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상현과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6번 이종범 앞에 2사 만루 찬스의 상이 차려졌다. 이종범은 바뀐 투수 윤길현과의 승부에서 2구째 한가운데 높은 공을 때려 역전 2타점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3-3 동점인 8회 말 또 한 번 4~5번 중심타선 출루 후 해결사 이종범의 적시타가 재현됐다. 1사 후 최희섭의 볼넷과 김상현의 우전 안타로 1, 3루가 됐다. 이종범은 2구째 위장 스퀴즈 작전을 수행했고 1루 주자 김상현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종범은 2, 3루 찬스에서 깨끗한 1타점 우전 안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SK는 ‘CK포’를 상대로 까다로운 승부로 장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최희섭과 김상현은 합작 4타수 1안타 3볼넷·1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이종범을 막지 못 했다.

광주=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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