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 부산조우 與평가] "차별화 계기""참모 실수" 엇갈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이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16일 부산 민주공원 개원식 행사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는 두 가지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DJ의 포용력을 보여 YS와 차별화하는 계기가 됐다" 는 것이다.

특히 동교동계 의원들은 "DJ의 대범함과 YS의 옹졸함이 극명하게 확인됐다" (崔在昇의원), "전.현직 대통령의 그릇 차이가 드러났다" (李訓平의원)는 반응을 보였다.

현직 대통령이 면전에서 전직 대통령으로부터 비난을 당한 것이 결코 유쾌하지는 않지만 정치적으로 손해보지는 않았다는 계산이다.

"DJ는 진흙탕 싸움을 피하고 YS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도덕적 우위에 서게 됐다" 는 것이 국민회의측 생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얘기도 들린다. 어쨌든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게 면박을 당하는 자리에 서게 만든 것은 여권내 참모들의 실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일부 인사들이 DJ에게 참석을 권유한 것으로 안다" 며 청와대 모 수석과 국민회의 모 의원을 지목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국민회의의 18일 확대간부회의에서는 YS에 대한 강도 높은 성토가 나왔다.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전직 국가원수 가운데 그런 인물이 포함돼 있다는데 다같이 개탄하고 후회하고 반성했다" 고 언급했다.

이런 기류로 볼 때 여권의 YS에 대한 혹독한 비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하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