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나스닥과 합작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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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벤처.중소기업의 주식을 주로 거래하는 코스닥증권 시장이 재일동포 기업인 손정의(孫正義)씨, 미국의 나스닥 시장과 합작을 추진 중이다. 합작 비율은 국내 주주가 51%, 손정의씨와 나스닥이 합쳐 49%가 될 전망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의 첨단 시스템과 운영기법을 들여와 시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나스닥과의 제휴로 코스닥 시장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자는 전략이다.

현재 코스닥의 지분은 증권사와 증권 유관기관이 76%, 중소기업진흥공단이 24%를 갖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고위 관계자는 13일 "나스닥 시장의 시장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합작을 추진하게 됐다" 며 "합작이 성사될 경우 벤처기업의 주식거래가 촉진돼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 사장인 손정의씨는 미국 나스닥 시장과 합작해 나스닥 재팬을 만들기로 한 데 이어 나스닥 코리아를 설립하려 했으나, 국내에서 유사 증권거래소 설립 제한 조항에 부닥쳐 나스닥 코리아의 설립이 어렵게 되자 대신 코스닥이 나스닥과 합작하는데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시장은 미국의 나스닥 시장을 모델로 지난 96년 설립됐으나 지난해까지는 시스템 미비, 투자자들의 관심 부족 때문에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다.

올들어 주가가 오름세를 타면서 일부 인터넷 주식이 폭등세를 보이고 정부에서 지난 4월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 을 내놓는 등 정책적인 의지를 보이자 거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전산시스템 용량에 비해 주문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매매체결 지연 사태가 속출, 투자자들의 불만을 샀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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