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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Y6B, 인구재앙 오는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토머스 맬서스가 '인구론' 을 썼던 1789년 당시 영국은 물가고와 식량부족으로 사회적 불만이 높았다. 영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빈법(救貧法)을 제정했다.

보수파인 맬서스는 구빈법에 반대하면서 '인구론' 을 내놓았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양자간 불균형으로 인한 빈곤은 피할 수 없으며, 오직 전쟁.기근.질병만이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맬서스는 주장했다.

예언한 재앙은 찾아오지 않았다. 지구는 인구증가를 수용할 만큼 여유가 있었고, 생산력의 발달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18세기말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증가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갖가지 문제들이 대두하고 있다.

인구문제는 발등의 불이며, 인구폭탄의 심지는 시시각각 타들어가고 있다. 세계인구가 10억을 넘은 것은 1804년이다.

그후 1927년 20억, 1960년 30억, 1974년 40억, 1987년 50억, 그리고 올해 60억을 돌파했다. 지구상에선 1분에 2백47명이 태어나고 99명이 숨져 하루 21만3천명꼴로 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2013년 70억, 2028년 80억, 2054년 90억에 이른다. 지난 94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인구개발회의는 인구증가 억제사업에 2000년까지 매년 미화 1백70억달러, 그후 2015년까지 매년 2백17억달러를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참가국들의 비협조로 목표액의 절반밖에 집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매년 57억달러를 내기로 약속한 선진국들은 17억달러밖에 내지 않고 있다.

'카이로전략' 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2050년 1백20억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필연적으로 식량과 물부족.환경오염을 초래한다.

세계인구의 절반이 하루 2달러에 못미치는 돈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8억이 만성적인 기아상태에 있다.

인류의 절반이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20%는 식수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목욕.청소에 필요한 위생용 물부족으로 12억이 건강을 위협받고 있으며, 농업용수 부족은 식량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구의 도시집중으로 인한 대기오염.주택난도 심각하다.

어제로 세계인구가 60억을 돌파했다. 유엔은 이날을 '60억의 날' 로 정해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환기했다.

인구문제 전문가들은 새로운 천년의 위기는 인구문제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인구문제가 컴퓨터의 2000년도 인식오류(Y2K)문제처럼 심각하다는 의미로 Y6B(Year Six Billion)라는 신조어(新造語)를 만들었다.

맬서스가 예언한 인구재앙(災殃)의 공포가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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