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햇동안 팔리는 만화책이 19억권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일본 사람이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1년 평균 15권이 넘게 만화를 본다는 얘기다.
프레데릭 L 쇼트가 지은 '이것이 일본만화다' (다섯수레.1만5천원)는 '최초로 만화에 시민권을 부여한 나라' 인 일본이 어떻게 이러한 거대 만화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는지를 16년 동안 일본 만화광으로서 지켜봤던 목격담이다.
만화 산업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만화강국' 일본은 확실히 벤치마킹을 할 만한 강점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쇼트는 무엇보다도 예술성과 오락성이라는 만화의 두 핵심 요소를 절묘하게 버무려 하나의 상품으로 키워내는 것이 일본 만화 산업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사회적 이슈가 됐던 만화의 폭력성과 외설성을 일본은 어떤 식으로 해결해나갔는지, 또 고도로 세분화된 장르와 독자층으로 만화의 저변을 넓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각종 잡지들의 예 등은 국내 만화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저자 쇼트는 70년대 일본에서 유학 중 만화에 매력을 느껴 지금까지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며 지난 83년에는 일본만화가협회가 주는 '제 2회 망가 오스카 특별상' 을 받기도 했다.
애독자들의 박람회 '슈퍼 코믹 시티' 와 '고미게토' 등 현장을 수년간 직접 찾아다니며 느끼고 나름대로 해석한 시각이 돋보인다.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