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탄압도 쟁점화…野, SBS 프로신설 외압등 추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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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방송위원회(위원장 金政起)에 대한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중앙일보 사태와 함께 방송사에 대한 권력개입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방송탄압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 강용식(康容植). 박성범(朴成範). 임진출(林鎭出). 남경필(南景弼). 신영균(申榮均). 박종웅(朴鍾雄)의원 등은 SBS의 방송편성권 침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특히 박종웅 의원은 "청와대 박준영 공보수석이 SBS 윤세영 회장에게 정권 홍보성 토론 프로그램인 '오늘과 내일(가칭)' 의 신설을 요청하고, 김대곤 공보수석실 비서관이 SBS를 직접 방문해 보도본부장.보도국장을 차례로 면담해 이를 최종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 구체적인 개입의 인적 흐름도를 적시했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될 예정임에도 지난 2일 현재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기획안도 없고, 사회자도 섭외하지 못해 급조된 것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권력의 개입에 의해 만들어진 토론 프로그램이 총선을 앞두고 정권을 홍보하는 자리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 라고 비난했다.

남경필 의원은 "지난 6월 24일자 MBC 오후 9시 뉴스에 예정됐던 '영화 스크린 쿼터제' 관련 기사가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의 압력에 의해 방영되지 못했다는 노조의 주장이 있다" 며 "경위를 조사할 용의가 있는가" 라고 김정기 위원장에게 물었다.

강용식 의원도 "KBS.MBC 등이 원래 녹화방영으로 잡혀있던 김대중 대통령의 필라델피아 자유메달 수상식을 생중계하고, 김성훈 농림부장관 아들의 병역기피와 관련된 MBC 뉴스데스크의 '카메라 출동' 보도도 지연.축소 방송되는 등 잇따른 불공정 사례에 정부의 개입 의혹이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정기 위원장은 "방송위원회 보도.교양 심의위원회에서 뉴스의 공정성 등을 선별적으로 규제하고 있으나 일단 방송이 나간 뒤에 심의하기 때문에 뉴스의 편파성 등을 속시원하게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고 답변했다.

전영기.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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