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어 뱅크원골프] 우체부출신 지아노네 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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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50세 이상에게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미국 시니어골프 투어는 골퍼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정규투어 못지 않은 상금 때문에 전세계에서 프로 등 골프깨나 친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미국 시니어투어 뱅크 원 챔피언십골프대회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알베르토 지아노네 (51) 도 그중 한명이다.

첫날 단독선두에 나서 파란을 일으켰던 지아노네는 19일 벤트 트리골프장 (파72)에서 벌어진 2라운드에서 70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1백34타로 공동선두를 유지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지아노네는 71년 프로데뷔 전까지는 16년 동안 아르헨티나에서 우편배달원과 신문배달부로 일했었다.

그는 미국 투어 (PGA) 진출을 꿈꾸며 남아메리카에서 프로로 뛰었으나 그가 받은 최고상금은 2천1백달러에 불과했다.

실력의 한계를 절감한 그는 시니어투어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꾸준히 훈련을 해왔다.

그가 미국땅을 처음 밟은 것은 지난해 12월. 영어가 서툴러 부인을 통역 겸 캐디로 데리고 다니는 그는 퀄리파잉 스쿨을 당당히 3위로 통과, 올시즌 시니어 대회 출전자격을 따냈다. 8언더파를 몰아친 그의 첫날 경기는 '불가사의' 그 자체였다.

18홀 동안 퍼팅수는 고작 20개에 불과했고 첫 7개홀에서 6개의 버디를 잡는 등 전반을 6언더파 30타로 마쳤던 것이다.

시니어투어 퍼팅 랭킹 78위에 불과한 그는 자신도 상상하지 못한 스코어에 대해 "그린이 아르헨티나 골프장과 유사했기 때문" 이라며 어리둥절해 했다.

그가 30여년간 꿈꿔온 '시니어 드림' 을 이룰지는 미지수다. 시니어투어 최강 헤일 어윈과 80년대 명성을 날리다 이달초 시니어투어에 진출한 톰 왓슨이 그와 함께 공동선두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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