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통신사가 정보 독점 … 아시아 실상 왜곡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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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왼쪽)이 10일 베이징 호텔에서 왕천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신문판공실 주임은 장관급으로 중국의 언론정책을 총괄한다. [베이징=김상선 기자]

“서방 몇 개 통신사가 정보의 80%를 독점해 아시아인의 실상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왕천(王晨) 주임(장관급)은 10일 베이징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홍 회장도 “이제 아시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는 아시아 대표 미디어가 나와야 한다”며 뜻을 같이 했다.

신문판공실은 중국 정부의 국내외 언론·홍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신화통신이 주최한 세계미디어정상회의(WMS)를 조율했다. 왕 주임은 인민일보 사장을 역임했다. 다음은 주요 대담 내용.

홍 회장=WMS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왕 주임=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참석해 “전 세계 언론이 조화로운 세계를 구현하는 데 역할을 하자”는 뜻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 개인적으로 오랜 친구인 홍 회장을 사흘간 세 번 만나고 오찬까지 하게 돼 기쁘다.

홍=중국 건국 60주년 특집 등을 통해 중앙일보가 중국을 심층적으로 보도해왔다.

왕= 중앙일보의 중국 취재를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 한국 일부 방송이 역사 문제를 자극적으로 보도한 사례는 적절치 않다.

홍=한국은 7월 미디어법 개정으로 신문·방송의 겸영이 가능해졌다.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고 방송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일본뿐 아니라 중국 유력 기업도 투자를 원한다.

왕=신문·방송 겸영 허용과 매체 융합은 세계적 추세다. 중국도 신화통신의 방송 진출 등 비슷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중앙일보가 방송사업자로 선정돼 내년에 ‘중앙일보 TV’가 등장하길 기대한다. 실력과 영향력을 갖춘 중앙일보는 능히 해낼 것이라 믿는다.

홍=후진타오 주석이 타임워너 같은 거대 미디어그룹을 육성하겠다고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중국과 한국에서 10∼15년 안에는 세계적 미디어가 나올 것이다.

왕=서방의 정보 독점이 심하다. 그 때문에 서방 시각으로 보도하니 아시아 실상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중앙일보와 인민일보·신화통신 공동으로 양국 뉴스를 우리의 눈으로 적접 보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최지영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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