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올림픽축구팀 도쿄 참패' 맹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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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7일 일본에 참패하자 PC통신에는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꼬집는 의견이 빗발쳤다.

유니텔.천리안 등 PC통신 축구동호회 회원들은 "팬은 제2의 감독" 이라며 전문가 못지않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 대부분은 참패 원인으로 사령탑의 전술적 실수를 꼽았다.

'SON1015' (천리안) 라는 동호인은 "허정무 감독이 엄청난 체력과 기동력을 필요로 하는 3 - 4 - 3 전술을 채택한 것은 무리였다" 고 주장했다.

한국팀이 유럽 전지훈련 및 국내경기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3 - 5 - 2 시스템이 적절했다는 지적이었다.

김도균에게 나카타를 전담 마크시키는 바람에 미드필드 공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알럽싸커' (천리안) 란 동호인은 "한마디로 한국축구 특유의 패기넘치는 플레이가 사라졌다. 공일증 (恐日症) 을 보이는 듯하다" 고 말했다.

허감독의 선수기용 방식에 대해서도 '세원07' (유니텔) 은 "발목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이동국 대신 최철우를 원톱으로 내세웠더라면 이같은 치욕은 겪지 않았을 것" 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대표팀에서 제외된 고종수에 대해 "고종수 같은 게임 메이커가 투입됐더라면 나카타의 플레이를 충분히 봉쇄할 수 있었을 것" 이라는 주장도 상당수였다.

전술부재 및 부적절한 선수기용에 대한 비판은 허감독에 대한 자질론 시비로 이어져 'blueholl.당신의 눈' (유니텔) 등은 차범근 감독의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참패는 대학생 선수들로 구성된 데서 오는 경험부족 탓" 이라며 "한국 대표팀이 패스워크.골 결정력 등을 보완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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