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출전하는 두산 홍상삼(왼쪽)과 SK 채병용. 홍상삼은 패기, 채병용은 경험이 돋보이는 선수다. [중앙포토]
“세 경기를 다 이기면 된다.”(SK)
SK-두산의 200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이 10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원정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두산은 남은 세 경기 중 한 경기만 이겨도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반면 벼랑 끝에 몰린 SK는 3연승을 거둬야 한국시리즈 3연패의 꿈을 이어갈 수 있다. 올 정규시즌 양팀의 잠실구장 맞대결에서는 두산이 5승1무3패로 우세했다.
◆기적이냐 설욕이냐=지난해까지 역대 19차례의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초반 2연패 뒤 3연승을 거둔 사례는 딱 한 번밖에 없었다. 1996년 현대가 쌍방울에 3승2패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당시 이변의 희생양이 된 쌍방울의 사령탑은 공교롭게도 김성근 현 SK 감독이다. 김성근 감독은 8일 2차전을 내준 뒤 “앞으로 3승을 해야 한다. 이젠 내일이 없다.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SK에 역전 우승을 내준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 2007년 2연승 뒤 4연패, 2008년 1승 뒤 4연패로 통한의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SK에 초반 2연승을 하고도 진 기억이 좋은 경험으로 작용할 것이다. 방심하지 않고 선수들 마음을 잘 추슬러 홈에서 결정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지난해 두산에 입단한 홍상삼은 팔꿈치 부상으로 올 시즌에야 1군 무대를 밟은 새내기 투수다. 정규시즌에서 9승을 올렸고, 지난 2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과3분의1이닝 동안 1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그러나 올 시즌 SK에는 3경기에 나와 2패, 평균자책점 9.95로 부진했다.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3차전 역시 윤길현·이승호·고효준(이상 SK)-임태훈·고창성·이용찬(이상 두산) 등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2경기 연속포 대결=타선에서는 나란히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고영민(두산)과 박정권(SK)의 방망이에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김경문 감독의 애를 태웠던 고영민은 1차전 1회 선제 결승포에 이어 2차전 8회 쐐기 투런 아치 등 결정적인 홈런 두 방을 쏘아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정권은 집단 슬럼프에 빠진 SK 타선에서 유일한 희망이다. 두산 불펜의 핵인 임태훈에게서 이틀 연속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1, 2차전 합해 SK가 올린 3점 중 2점을 혼자 뽑아냈다. 9월 이후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17경기에서 때린 20개의 안타 중 홈런이 무려 10개, 2루타가 4개다. 아울러 정수빈-이종욱-고영민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발야구를 SK가 어떻게 막아낼지도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