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연승, 잠실서 끝낸다” SK “3연승, 뒤집기로 끝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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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출전하는 두산 홍상삼(왼쪽)과 SK 채병용. 홍상삼은 패기, 채병용은 경험이 돋보이는 선수다. [중앙포토]

“잠실에서 끝내겠다.”(두산)

“세 경기를 다 이기면 된다.”(SK)

SK-두산의 200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이 10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원정 1, 2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두산은 남은 세 경기 중 한 경기만 이겨도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반면 벼랑 끝에 몰린 SK는 3연승을 거둬야 한국시리즈 3연패의 꿈을 이어갈 수 있다. 올 정규시즌 양팀의 잠실구장 맞대결에서는 두산이 5승1무3패로 우세했다.

◆기적이냐 설욕이냐=지난해까지 역대 19차례의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초반 2연패 뒤 3연승을 거둔 사례는 딱 한 번밖에 없었다. 1996년 현대가 쌍방울에 3승2패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당시 이변의 희생양이 된 쌍방울의 사령탑은 공교롭게도 김성근 현 SK 감독이다. 김성근 감독은 8일 2차전을 내준 뒤 “앞으로 3승을 해야 한다. 이젠 내일이 없다.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SK에 역전 우승을 내준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 2007년 2연승 뒤 4연패, 2008년 1승 뒤 4연패로 통한의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SK에 초반 2연승을 하고도 진 기억이 좋은 경험으로 작용할 것이다. 방심하지 않고 선수들 마음을 잘 추슬러 홈에서 결정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채병용 vs 홍상삼=양팀은 3차전 선발투수로 각각 채병용(SK)과 홍상삼(두산)을 내세운다. 채병용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만 통산 3승을 따낸 경험이 최대 강점이다. 특히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007년 6차전에서 승리했고 2008년 4, 5차전에서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 6월 팔꿈치를 다쳤으나 가을잔치 등판을 위해 수술을 시즌 뒤로 미룬 채병용은 “보직을 가리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두산에 입단한 홍상삼은 팔꿈치 부상으로 올 시즌에야 1군 무대를 밟은 새내기 투수다. 정규시즌에서 9승을 올렸고, 지난 2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과3분의1이닝 동안 1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그러나 올 시즌 SK에는 3경기에 나와 2패, 평균자책점 9.95로 부진했다.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3차전 역시 윤길현·이승호·고효준(이상 SK)-임태훈·고창성·이용찬(이상 두산) 등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2경기 연속포 대결=타선에서는 나란히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고영민(두산)과 박정권(SK)의 방망이에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김경문 감독의 애를 태웠던 고영민은 1차전 1회 선제 결승포에 이어 2차전 8회 쐐기 투런 아치 등 결정적인 홈런 두 방을 쏘아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정권은 집단 슬럼프에 빠진 SK 타선에서 유일한 희망이다. 두산 불펜의 핵인 임태훈에게서 이틀 연속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1, 2차전 합해 SK가 올린 3점 중 2점을 혼자 뽑아냈다. 9월 이후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17경기에서 때린 20개의 안타 중 홈런이 무려 10개, 2루타가 4개다. 아울러 정수빈-이종욱-고영민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발야구를 SK가 어떻게 막아낼지도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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