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회장 밤샘조사…정몽헌 회장 주내 출두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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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 (李勳圭 부장검사) 는 7일 미국 출장 중인 현대전자 정몽헌 (鄭夢憲.51) 회장에게 늦어도 이번주 중 검찰에 출두하도록 통보했다.

검찰은 당초 鄭회장측에 8일 출두할 것을 통보했으나 "사업일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다음주에야 귀국이 가능하다" 고 해명함에 따라 출두시한을 늦췄다.

검찰은 "鄭회장이 총괄하는 계열사들이 이번 사건에 관련돼 있어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 며 "참여연대가 고발한 내용과 그동안 언론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한 현대증권 이익치 (李益治.55) 회장을 이날 오후 소환, 밤샘 조사했다.

검찰은 李회장을 상대로 현대중공업.현대상선.현대전자 등 계열사에 2천2백34억원의 자금지원을 요구해 현대전자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李회장의 사법처리와 관련, "순리에 따르겠다" 고 말해 조사가 끝나는 9일께 증권거래법위반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검찰은 또 현대증권에 2백52억원의 주식매집용 자금을 제공한 현대상선 박세용 (朴世勇.59) 회장. 김충식 (金忠植.54) 사장을 이날 오전과 오후에 각각 소환, 李회장과의 공모 여부와 자금지원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그러나 朴회장 등은 주가조작을 위한 자금지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전날 소환한 현대중공업 김형벽 (金炯璧.64) 회장을 상대로 현대중공업이 현대증권에 1천8백82억원을 제공한 경위와 대주주인 강원은행의 주가조작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검찰은 "金회장은 울산 본사에서 주로 근무했고 자금문제는 서울사무소의 이영기 (李榮基.56) 부사장이 전담해 金회장은 자금이 지원된 사실 자체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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