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바빠서 ? 삐쳐서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1일부터 동북아시아를 방문한다. 하지만 이번 행선지에 도쿄와 베이징은 들어있지만 서울은 빠져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11월 방한을 앞두고 있어 외교 당국자들끼리의 사전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란 걸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8일 그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바빠서 그랬는지 이번 일정에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방한 때 한국과는 충분히 협의를 했다”며 “당시 중국에는 가지 않았으니 이번에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그랜드 바긴(일괄타결)’ 구상을 제안하고 북·미 간에 직접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북핵 문제 현안에 변화가 많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뭔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정부 내에서도 나온다.

반면 캠벨 차관보는 벌써 한 달 사이에 일본을 두 번째 방문한다. 그러다 보니 캠벨 차관보가 최근 한국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등장한다. 9월 이 대통령의 방미 당시 캠벨 차관보가 그랜드 바긴 구상에 대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가 구설에 오른 점, 그 이후 이 대통령이 이 사실을 “미국의 아무개가 모른다고 해서…”라고 언급해 혹시 한국에 대해 감정이 안 좋은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예영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