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그룹 '선단해체' 가속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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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가 자동차 부문을 내년 상반기에 그룹에서 떼어내는 등 5대 그룹이 개편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선단식 경영' 에 대한 정부 압박을 피하고 스스로 몸집을 가볍게 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대의 경우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정공.현대캐피탈 (할부금융).현대캐피코 등 자동차 부문 5개사의 계열 분리를 내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기기로 했다.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자동차 4사의 자산 (23조3천8백억원.98년 말 기준) 만 현대 그룹 전체의 29%를 차지하는 큰 덩치다.

현대는 또 그동안 그룹 구조조정 업무를 맡아 사실상 사령탑 역할을 해 온 경영전략팀도 이에 맞춰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그룹을 자동차.건설.전자.중화학.금융 및 서비스 등 5개 소그룹으로 분리하는 작업 (2003년 완료 예정) 을 조기에 마무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대 관계자는 "이를 위해 굵직한 계열사부터 빨리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판단해 오는 10월까지 인천제철은 강원산업과 합병하고, 현대정유는 외자유치를 통해 외국기업에 넘기는 협상도 막바지 단계" 라고 설명했다.

SK는 총수의 독자적 결정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감사협의회 구성을 검토 중이다.

상법 등 제도가 보완되면 이를 감사위원회로 확대시켜 계열사 독립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G는 구본무 (具本茂)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LG화학.전자 이사회에는 반드시 참석하되 다른 계열사 이사회엔 일절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책임지고 독자적으로 경영하라는 의미다.

특히 이사회를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정착시키기 위해 사외이사에게 세미나.사업장 방문.경영정보 제공 등의 기회를 확대키로 했다.

삼성은 사장단 회의를 의결기구에서 간담회로 바꾼 데 이어 사외이사에 외국인을 적극 참여시켜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상반기 중 계열사를 목표보다 하나 많은 15개를 줄인 데 이어 하반기에도 7개사를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민병관.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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