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에 과일 '화상'피해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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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 여름 태풍 '올가' 에 이어진 폭염으로 사람들은 물론이고 과일들의 고생도 간단치 않았다.

태풍으로 엄청난 낙과 (落果)가 발생한데 이어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사과. 배. 복숭아. 대추 등에 과일화상 (일소.日燒)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충남도는 19일 충남도내 사과재배 면적 (3천4백50㏊) 의 10~20% 정도가 화상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사과가 화상을 입으면 껍질이 하얗게 변하고 심할 경우 썩게 되며 배의 경우 껍질이 노란색 대신 푸른 색을 띠어 상품성을 잃게 된다.

전북 정읍시 한교리에서 사과밭 4천평을 재배하고 있는 高기수 (46) 씨는 사과나무 그루당 10여개씩의 화상 피해를 보았고 충남 예산군의 권우영 (46) 씨는 "사과나무 그루당 4~5개 정도가 화상을 입었다" 고 말했다.

전남 곡성군 소룡리 김선경 (金善京.50) 씨는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사과가 70% 떨어진데다 10% 가량은 화상을 입어 올 수확량이 예년의 20%에 불과할 것" 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전남지역의 경우 사과재배면적 4백52㏊중 최소한 3% 이상이 과일화상 피해 지역이라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예산 능금조합 임정용 (38) 대리는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일조량은 98시간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3시간이 길어진데다 폭염이 계속돼 화상 피해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과일에 봉지씌우기를 하거나 스프링클러 등으로 과일을 식히면 화상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만 폭염이 계속되는 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고 말했다.

이해석.서형식.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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