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호, 유망주 빠진 대학선수가 일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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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으로 26년만에 청소년 월드컵 8강에 진출한 청소년 대표팀이 대학생들의 활약으로 신화를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이 6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 파라과이와 경기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지난 1991년 남북단일팀 이후 18년만에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한국 단일팀으로는 4강신화를 이룩한 멕시코 대회 이후 26년만.

8강을 목표로 삼았던 홍명보호는 이번 대회에 특별한 스타 플레이어 없이 임하며 조직력으로 승부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카메룬과 경기서 패배를 기록했지만 개인전술이 아닌 팀 전술로 인해 어려움을 타파해 나간 것.

특히 독일전에서도 선수들이 적극적인 플레이를 통해 그라운드를 넓게 쓰면서 경기에 임했고 한국의 플레이에 놀란 독일도 경기 주도권을 뺐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단일팀으로 26년만에 8강진출에 성공한 홍명보 호의 주력선수들은 모두 대학생 멤버였다. 파라과이와 16강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청소년 대회서 최다득점자로 이름을 올린 김민우는 연세대 출신의 수비수. 또 첫 골의 주인공인 김보경도 홍익대에서 공격수를 맡고있다.

경기운영을 맡은 구자철(제주)와 테크니션 조영철(니가타) 등 프로선수들도 있었지만 홍명보 감독이 가장 먼저 선발했던 대학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피들이 해결을 해낸 것.

그동안 많은 유망주들이 중학교 중퇴를 비롯해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프로로 진출하며 한국 대학축구의 수준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평가됐지만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특성이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과 맞아 들어간 것.

또 어린선수들의 특성상 흐름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되는 가운데 안정된 경기력을 보일 수 있던 것도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안정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일팀으로 26년만에 8강에 진출한 대표팀의 배경에는 홍명보 감독의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출전 직전 "FIFA U-20월드컵은 큰 대회이긴 하지만 어린선수들이 성장하는 기회이다"면서 성적보다는 자신들이 가진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OSEN=우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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