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사장 추천위는 들러리 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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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시 공기업 사장추천위원은 '들러리' 인가. "

서울시가 지난 4월 개정된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지하철.도시철도.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추천위원회가 '거수기' 로 전락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일고있다.

지난 5일 개최된 추천위원회 회의에서 몇몇 위원들이 "이번 사장 인사는 사실상 고건 (高建) 서울시장의 의도대로 이뤄졌다" 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공사사장을 임명토록 한 지방공기업법 관련 조례를 서울시가 7월 중순까지 개정하지 않은데서 기인했다.

이로인해 추천 절차와 방법에 대한 세부적인 준비가 마련되지 않았던 것. 시는 추천위원 9명을 선임한뒤 불과 1주일만에 사장후보 추천을 마치라고 요구했고 이때문에 일부 위원들이 "추천할만한 인물 리스트가 없느냐" 고 시측에 문의할 정도로 정보가 없어 후보추천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일부 추천위원들은 3개 공사 사장을 모두 추천했지만 나머지 위원들은 시가 추천한 후보를 추인하는데 그쳤다.

결국 추천위원회는 서울시 의도대로 진행됐고 급기야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의 회의장 이탈 사태까지 발생했던 것.

김희갑 (金喜甲.시의원.양천1) 위원은 "추천위가 시장의 인사책임을 전가하기위한 수단이 될수 있다" 며 "공모방식을 도입해 '인재풀' 을 확보한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천이 이뤄져야 한다" 고 말했다.

또다른 위원들은 법령에도 없는 추천 후보에 대한 시장의 거부권을 삭제하고 추천위 운영의 세부 규정을 마련해 서울시 의도대로 운영되는 폐해를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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