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생산도 모처럼 '햇볕'…6월생산 20개월만에 증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중소제조업체들의 생산실적이 지난 97년 10월 이후 20개월만에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고용도 4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으며 설비투자.수주실적 등도 모두 증가세가 이어졌다.

◇ 생산지수 증가 = 5일 기업은행이 전국 1천6백6개 중소제조업체의 6월중 생산.고용변화를 분석한 결과, 중소제조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높아진 76.9로 지난해 4월 (79.4) 이후 1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6월 생산지수는 지난 97년 10월 이래 20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여 중소업체들도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5년을 기준 (1백) 으로 산출하는 중소제조업 생산지수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지난 2월에는 57.5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경기회복에 힘입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의 생산호조는 환율안정과 저금리 유지에 따라 내수가 살아나는 등 급속히 경기가 회복됐기 때문" 이라며 "미국 경기 호황과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회복에 힘입은 수출증가도 보탬이 됐다" 고 말했다.

◇ 산업부문별 동향 = 중화학공업은 통신장비.자동차.전기장치 등의 업종이 생산호조를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7% 늘어난 반면 음식료업이나 의복.신발.가죽업 등 경공업은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호조를 반영해 전달보다 수주실적이 증가했다는 업체의 비율도 30.5%를 기록, 감소업체 비율 (21.8%) 을 웃돌았다.

또 국제원자재 시세의 안정과 환율안정 등에 힘입어 원자재 조달사정이 원활하다는 업체 비중도 12.2%를 기록,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 (6.9%) 의 두배 가까이 됐다.

◇ 고용도 증가 =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일손이 부족한 업체들이 채용을 늘림에 따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종업원수가 지난달에 비해 늘어난 업체의 비율은 20.7%, 줄어든 업체는 16.9%를 각각 기록했다.

또 현재 자기 업체의 생산능력에 비해 종업원 규모가 부족한 상태라는 업체의 비율 (13.1%) 이 과잉상태 (3.2%) 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아 앞으로 고용증가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곽보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