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해경 ‘북 전마선’ 늑장 대응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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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일 전마선(나무로 만든 소형 고기잡이배)을 이용해 강원도 주문진항으로 귀순한 북한 주민 11명을 발견, 귀순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군과 해양경찰서의 합동 방위 태세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이 이들을 처음 발견한 지 2시간24분이 지나서야 해경에 미식별 선박 확인 요청을 하는 등 늑장 대응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4일 합참 등에 따르면 전마선은 지난달 27일 함북 김책항을 출발했다. 북한의 경비정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동남 방향으로 250㎞ 떨어진 공해로 나간 뒤 다시 선회해 남측 영해로 들어왔다. 전마선이 육군 레이더망에 잡힌 것은 1일 오후 3시22분. 그러나 군은 오후 5시50분에야 해경 소돌출장소에 미상 선박 확인을 요청했고, 오후 5시57분 해경 소속 순찰선이 출동했다. 이들의 귀순 의사가 확인된 것은 2시간40분이 지난 오후 6시2분이었다.

특히 전마선은 군에 발견된 강릉 앞바다에서 해경이 출동한 주문진항까지 25㎞를 북상하는 동안에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주문진항에 접근해 두세 차례 선회하는 동안에도 해경의 순찰선은 출동하지 않았다. 현지 주민들은 “ 주민들의 신고에도 당국의 대응은 한참 뒤에야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강릉 인근의 군 레이더에서 이들을 포착한 이후 미식별 어선으로 분류해 계속 추적을 했다”며 “해경 출동이 가능한 주문진 인근에서 검문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오후 6시1분쯤 주민의 신고를 접수했을 때는 이미 해경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였다”고 해명했다.

◆탈북자 11명 모두 귀순 의사=통일부는 관계기관의 합동조사 결과 북한 주민 11명 모두가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공개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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