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룬궁 창시자 체포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중국 파룬궁 (法輪功) 문제가 자칫 중국과 미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이 29일 뉴욕에 머물고 있는 파룬궁 창시자 리훙즈 (李洪志)에 대해 지명 수배령을 내리고 인터폴을 통한 체포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중국 공안부는 29일 李가 불법조직인 '파룬다파 (法輪大法) 연구회' 를 조직, 미신을 전파하고 수백명의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사회질서를 크게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지명 수배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지난 22일 파룬궁을 사교 (邪敎) 집단으로 규정한 지 1주일만의 일이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곧바로 미국 사법당국에 그를 체포, 압송해달라는 요구나 다름없다.

그러나 양국은 아직 범죄인도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미국이 이를 거부할 경우 외교적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중국 공안부가 지명 수배령에서 밝힌 李의 혐의는 '공공질서 교란죄' 이며, 베이징 (北京) 시 인민검찰원의 비준을 거쳐 체포령이 떨어졌다.

중국은 이와 함께 인터폴의 중국국가센터국을 통해 인터폴에 李의 체포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 파룬궁의 잘못된 수련 때문에 중국내 30개 성.시에서 지금까지 모두 7백4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李는 미 타임지 최신호 (8월 2일자) 와의 회견에서 "파룬궁은 기공의 일종일 뿐 사교집단이 아니며 나도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 며 중국 당국의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한편 파룬궁 수련자회는 다음달 1일 구금 중인 수련자들의 석방과 당국의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수련회를 홍콩에서 가질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