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창당정국'…한나라 '野+α'로 맞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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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 (李會昌) 총재가 23일 "정계개편은 우리가 주도하겠다" 고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李총재의 정계개편은 여당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2+α를 한다지만 1인 지배 정당에서 뭐가 달라지겠느냐" 고 지적했다.

3金 정치의 특징인 지역할거정치.패거리정치가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여당이 영입대상으로 지목하는 인물 대부분은 "흘러가고 국민적 지탄을 받는 사람" (安澤秀대변인) 이라고 몰아쳤다.

그에 반해 李총재는 "정치꾼 (직업정치인) 이 아니라 전문정치인을 영입할 것" (尹汝雋여의도연구소장) 이라고 했다.

이미 李총재와 신경식 (辛卿植) 사무총장 등이 법조인.학자.언론인.기업인.전직공직자.시민단체 등에서 수십명을 면담, 파일을 축적해 놓고 있다.

여기에는 특히 대선 당시 李총재를 지원했던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국 (崔炳國) 전 전주지검장은 울산남을 지구당위원장으로 이미 내정된 상태며, 심재륜 (沈在淪) 전 대구고검장.이한구 (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장 등도 상당히 진척된 상태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李총재는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아직 30곳이 넘는 사고지구당을 비워놓고 있다.

李총재는 사고지구당을 채우는 정도를 뛰어넘는 물갈이를 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일부 측근들은 "이 시점에서 권력을 가졌다고 여당을 기웃거릴 사람이라면 빨리 가는 게 좋다" 고 한다.

본격적인 영입 작업은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연말까지 그대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李총재는 밀레니엄 정치의 비전을 밝히는 기자회견과 영입인사들이 당직개편을 포함해 당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李총재는 "2+α는 영남 고립화 지역전략에 불과하다" 고 보고 있다.

여기에 김영삼 (金泳三) 전대통령까지 부산.경남 (PK) 지역을 중심으로 3金 할거의 한 축을 차지, 신3金시대를 열려고 한다.

이에 맞서 李총재는 탈지역정당으로 3金 대 反3金 대결구도로 몰아가겠다는 전략이다.

李총재는 결국 다음 대선의 사활도 여기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역할거 구도가 뿌리깊은 한국정치 풍토에서 그의 구상이 버텨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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