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이달들어 중소형주에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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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기관투자가.외국인 등 큰 손들이 중.소형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집중적으로 사들인 핵심 우량대형주들은 주가가 이미 크게 올라 더이상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종합주가지수가 1, 000을 넘어선 지난 7일을 전후해서 블루칩들을 계속 내다팔고 중소형 우량주를 사들이는 매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은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패턴면에서 실적과 성장성을 두루 갖춘 우량주들을 선호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또 만일의 사태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환금성이 뛰어난 액면분할종목들을 선호한다는 점도 같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과거 실적보다는 장래 성장성에 촛점을 맞추어 공격적인 투자행태를 보이는데 비해 기관투자가들은 실적중심의 보수적인 투자를 한다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 = 증권거래소가 이달들어 보름동안 외국인 투자가들의 순매수 상위 1백개 종목을 조사한 결과 42개 종목이 자본금 7백50억원미만의 중.소형주들이었다.

이들중 78%에 해당하는 33개 종목이 자본금 3백50억원 미만의 소형주들이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중소형 주식은 삼보컴퓨터 (4백31억원 어치 순매수) 로 대.중.소형주를 망라한 순매수 상위 1백개 종목중 9위를 차지했다.

삼보컴퓨터는 중저가 PC 판매호조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흑자전환되는 것은 물론 경상이익이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삼보컴퓨터 다음으로 코리아데이터시스템스.한국전자.팬택.삼화전자.청호컴퓨터.엘렉스컴퓨터.케드콤 등 컴퓨터및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체 주식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

이들 업종은 전세계적으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성장성을 겨냥한 투자전략으로 볼 수 있다.

외국투자가들은 또 신약개발 사업을 활발히 추진중인 광동제약, 올해 내수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부산도시가스, 구조조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있는 롯데제과등 개별 재료주들도 대거 사들이는 적극적인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

◇ 기관들이 선호하는 종목 = 이달들어 보름동안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 상위 1백개 종목들 가운데 중소형주는 39개 종목이다.

이들중 소형주는 23개종목으로 외국인들보다 비중이 낮다.

기관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농심 (3백억원 어치 순매수) 으로 순매수 상위 1백개 종목 가운데 24위에해당한다.

그만큼 외국인들에 비해 기관투자가들은 아직 중소형주 투자에 보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농심 다음으로 기관들이 많이 사들인 중소형 종목은 극동도시가스.동아제약.메디슨. 대한재보험. 서울도시가스 등이다.

주로 업종을 리드하는 업체와 내수종목들이 많다.

삼보컴퓨터. 한솔CNS. 광전자. 팬택.미래산업 등 컴퓨터 및 정보통신 주식들을 선호하는 점에서는 외국인 투자가와 비슷한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또 남해화학.두산 등 활발한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을 많이 사들이

고 있다는 점에서도 외국인들과 투자성향이 같다.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은 거의 대부분 주당순이익이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지나간 영업실적을 매수종목 선택의 주요 지표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또 광전자등 소형주들 중에서도 액면분할을 실시해서 비교적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들을 선호하고 있다.

◇ 일반투자자들의 전략 =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선호하는 종목들을 매수하면 투자 안전성과 수익성을 겸비할 수 있다.

예를들어 부산.극동. 경동.서울도시가스등 도시가스업체들의 주식은 기관.외국인들이 최근 많이 사들이는 종목들이다.

또 정보통신 업종 주식들도 큰 손들의 손을 타고 있다.

올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있는 큰 손들의 장세주도 현상은 중소형주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들을 따라 종목을 선택하고 매매하는 전략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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