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한라중공업 가동에 '이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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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부도 상태인 한라중공업의 공장 가동을 두고 한국과 유럽연합 (EU) 이 통상마찰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EU는 지난달초 집행위원을 한국에 파견한 데 이어 지난 8일 산업자원부 장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부도 상태에서 조선소를 계속 운영하고 있는 한라중공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특혜금융 지원 가능성을 제기했다.

EU측은 한라중공업이 정부로부터 국제통화기금 (IMF) 자금을 공급받아 선박의 저가 수주에 나서 EU 조선업계의 심각한 경영난을 초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U는 부도 상태인 한라중공업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저가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은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이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이며, 외환은행은 증자과정에서 정부로부터 IMF자금을 공급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채권은행단이 한라중공업 부채의 일부를 줄여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채권은행단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며 한라중공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특혜는 물론 IMF 자금이 지원에 사용되지 않았다" 고 반박했다.

EU는 오는 28~30일 한.EU 고위 협의회를 열어 이같은 문제를 다시 제기할 계획이며, 세계무역기구 (WTO).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등 국제기구에서도 이를 거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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