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 계속…일부지역 식수난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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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마른 장마' 가 계속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때 아닌 물 걱정' 이 벌어지고 있다.

장마에 대비해 물을 빼놓은 댐들은 저수율이 낮아져 비상이 걸렸고 농업용 저수지들도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된다.

지난 8일 현재 전국평균 저수율은 76%로 지난해 같은 시기 (91%) 보다 훨씬 낮다.

강원도 철원 등 일부 지역에는 장마철인데도 급수차가 동원되고 있다.

14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소양.화천 등 북한강 수계 댐들의 경우 장마에 대비, 수위를 낮춰놓았다가 비가 내리지 않자 최소한의 물만을 발전에 사용한 뒤 방류하고 있다.

소양댐의 현재 저수율은 36%로 지난해 (51%)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최근 방류량을 초당 70t에서 50t으로 줄였지만 유입량이 적어 하루 10㎝ 정도씩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현재 수위는 1백61m로 발전이 불가능한 수위까지는 10m 가량 여유가 있지만 앞으로 1백일 동안 '마른 장마' 가 이어지면 위험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화천댐의 현재 수위는 1백58m로 발전이 불가능한 수위까지 2m도 채 남지 않아 하루 3~4시간만 제한 발전을 하고 있다.

경북 안동댐의 저수율은 50%, 경북 임하댐은 27%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평균 20%포인트 이상 떨어져 수자원공사는 12일부터 방류량을 초당 50t에서 5t으로 줄였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역별 저수지의 저수율은 전북이 68%, 경북 87%로 지난해보다 최고 30%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특히 강원도 철원군의 경우 지난해보다 강수량이 1백㎜ 가량 적어 지역내 3백30㏊의 논에 물을 대지 못하고 있다.

철원군 지역은 이달초부터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철원 지역에 33억원을 긴급 투입, 관정과 간이 용수원 개발에 들어갔다.

저수율이 65%인 충남도 관계자는 "한달 정도는 여유가 있지만 다음주에 비가 오지 않을 경우 고추.참깨 등 밭작물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송의호.이찬호.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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