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나이웨이-장주주 부부 공식기전 본선 첫 동반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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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루이나이웨이 (芮乃偉.36) - 장주주 (江鑄久.37) 9단 부부의 꿈이 서서히 영글어가고 있다. 이들 부부는 남편 江9단이 지난달 국수전 본선에 진입한데 이어 부인 芮9단도 8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국수전 2차예선결승에서 국내랭킹 4위의 강자 최명훈7단을 백불계로 격파하여 공식기전에서 첫번째 부부동반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芮9단은 또 이틀전의 여류국수전에서 지난해 여류국수 윤영선2단을 흑불계로 제압하고 타이틀을 겨루는 결승에 진입해놓은 상태여서 경사가 겹쳤다. 芮9단은 패자조 결승에서 윤영선2단을 꺾고 올라온 이지현초단과 오는 20일부터 3번기로 여류국수 타이틀을 겨룬다.

이들 부부는 지난 4월13일 국내대회에 첫 신고식을 치른 이래 芮9단은 10승1패, 江9단은 7승1패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芮9단 부부의 이같은 활약은 이미 서울에 올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江9단은 89년 천안문사태로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기 전까지 중.일슈퍼리그에 중국대표로 출전, 발군의 성적을 거둔 신예강호였다. 芮9단은 '중국의 마녀' 로 불릴 정도로 여류기사중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자였고 제2기응씨배 때는 이창호9단을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바둑을 두고싶으나 그라운드를 찾지못해 애태우던 이들 부부는 우여곡절 끝에 10년방황을 끝내고 한국기원의 객원기사로 자리를 잡았고 서울에 온 뒤에는 한국기원 근처에 오피스텔을 얻어 연구에 몰두했다.

아무도 없는 날에도 이들 부부만은 밤늦게까지 연구실을 지키는 모습을 수시로 목격할 수 있었다. 그동안 두고싶던 바둑도 원없이 두었다고 한다. 그 결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나이는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으나 이런 노력과 정성이라면 이들 부부는 머지않아 국내 타이틀판도에 중대한 변수로 등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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