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악화땐 수술이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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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개방화 시대에도 선뜻 드러내고 말하기 부끄러운 병들이 있다.

대표적인 병이 항문에 생기는 치질.

흔히 치질로 일컬어지는 것은 치핵으로 항문안쪽의 혈관과 결합조직이 늘어난 상태. 의학계에서는 50대엔 절반 정도가 치핵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1단계가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

2단계는 대변을 볼 때 힘을 주면 늘어나 뭉쳐진 혈관들이 항문 아래로 튀어나온다.

물론 힘을 빼면 이 혈관 덩어리는 항문 안으로 원상복귀한다.

3단계는 빠져 나온 치핵을 손으로 집어넣어야만 들어가는 상태. 이 단계가 지나면 아무리 해도 안 들어간다 (4단계) .

서울외과 이두한 (李斗漢) 박사는 "당일 퇴원할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법은 1, 2단계에서만 가능하며 3단계를 넘어선 치질은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 이라고 강조한다.

1, 2단계에서 가장 흔한 치료법은 고무밴드로 문제의 치핵 부위를 묶어주는 것. 완치율은 80%정도다.

묶은 부위가 떨어져 나가면서 한 때 출혈을 한다든지,치핵의 뿌리가 넓어 배변시 묶은 부위가 풀리는 부작용도 있다.

치핵을 열로 응고시켜 없애는 적외선 응고법은 출혈과 통증이 거의 없으나 효과는 밴드 결찰법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이 흠. 요즈음엔 치핵부위를 주사로 응고시키는 경화요법이 많이 쓰인다.

이 역시 시술은 간편하나 치료효과는 밴드결찰법에 비해 떨어진다.

비수술적 요법의 치료비는 4만원정도. 李박사는 "여러 비수술적 치료는 1, 2단계이면서 항문입구에서 2~3㎝ 이상 깊이 안쪽으로 있는 내치핵이라야 가능하다" 고 들려준다.

항문입구에서 2~3㎝이내에 있는 내치핵은 감각신경이 있어 통상 마취후 수술칼로 제거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 3단계 이상인 환자는 전체 치핵환자의 20%정도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수술할 때는 보통 4박5일간 입원해야 하며 비용은 6인실을 기준으로 20만원 정도. 젊은 여성들도 출산을 전후해 생긴 치핵으로 곤란을 겪기 쉽다.

임신 때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늘어나 조직이 연해지는데다 태아가 내리 누르고 있고 또 출산하면서 힘을 주다보면 항문주위 혈관이 부어 치핵이 잘 생긴다.

李박사는 "출산 후 생긴 치핵은 곧바로 치료하려 들지 말고 6개월 정도 기다려본 뒤 치핵이 계속 남아 있으면 치료하라" 고 권했다.

또 한가지 흔한 고민거리가 과음이나 피로 후 치핵에 혈전이 생기는 경우. 1주일 정도 지나면 대개 좋아지며 소염제와 국소마취제가 함유된 좌약을 사용하면 통증과 염증이 가라앉아 도움이 된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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