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2년생 "나도 골넣은 골기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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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광석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수문장인 이광석 (23) 은 본업인 '안방 지킴이' 외에도 탁월한 슈팅감각 때문에 페널티킥 전문요원이라는 부업도 가지고 있다.

지난 7일 광주에서 벌어진 천안 일화전에서 이는 전.후반을 비롯, 연장전까지 신들리게 선방, 한골도 허용하지 않으며 무승부를 이끌었다.

그리고 4 - 4로 동점을 이룬 승부차기때 전북의 다섯번째 키커로 등장, 전광석화같은 슛으로 오른쪽 그물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지난달 9일 대전전에서 정규리그 첫 승부차기승 (4 - 2) 을 이끌었던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순간이었다.

분위기를 탄 이는 천안의 마지막 키커 신태용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내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겨줬다.

대신고 - 중앙대를 거쳐 98년 전북에 입단한 이는 국내 골키퍼로선 최초로 1순위로 지명돼 관심을 끌었다.

동물적인 위치 선정과 순간 판단능력이 뛰어난 이는 올시즌 '2년생 징크스' 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자신을 담금질했다.

천안과의 경기를 앞두고 이는 무리한 훈련으로 허리에 이상이 생겨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경기전 최만희 감독으로부터 "한.일 배구경기에서 한국이 5세트에 10 - 14로 뒤진 상태에서 정신력으로 극복해 승리했다" 며 "우리도 '혼의 축구' 를 해야 한다" 는 말을 들었다.

결국 이는 그라운드에 무서운 투혼을 발휘하며 천안 공격을 선방, 분위기가 가라앉은 팀에 활력소 노릇을 했다.

전주 =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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