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문기자칼럼] 日 신칸센 사고의 교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일본 신칸센 (新幹線)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달 27일 오전 9시30분. 지은 지 24년밖에 안된 산요 (山陽) 신칸센 고쿠라 (小倉)~하카타 (博田) 간 후쿠오카 (福岡) 터널 안에서다.

터널을 시속 2백20㎞로 달리던 히카리 351호 열차 지붕에 갑자기 길이 2m.무게 2백㎏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알루미늄제 열차 지붕을 폭 50㎝로 10m 넘게 찢은 끔찍한 사고였다.

"만약 열차 바로 앞에 떨어졌다면…" "콘크리트 덩어리가 기관실을 파고 들었다면…" "에어컨 설비가 차량 밑에 있는 열차였다면…" .일본 언론은 지난주 내내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수 있는 이 사고를 집중 보도했다.

신칸센 토목시설의 '안전신뢰' 는 이처럼 금이 가는 중이다.

지난해 4월엔 시모노세키 (下關) 부근 해저터널의 천장 벽이 '바닷물 누수' 로 떨어져 열차가 3시간 동안 불통된 전례도 있다.

이번 사고 원인은 더욱 특이하다.

전문가가 아니면 모를 '콜드 조인트' 가 사고 원인으로 대두됐다.

터널은 여러 면으로 나뉘어 연속적으로 시공되는데 한 면의 콘크리트가 굳기 전에 다음 면 콘크리트를 타설해야만 균일한 콘크리트 강도가 확보되는 건 당연한 사실.

그러나 후쿠오카 터널 시공업자는 '굳은 뒤 겹쳐서 타설' 하는 부실시공으로 콜드 조인트를 생성시켰다.

이러면 조인트 양쪽 벽면엔 강도 차이가 생기고, 장기적으론 그 부분에 균열이 진전된다.

특히 열차의 고속운행.진동은 균열을 더욱 촉진시켜 이번처럼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

조사결과 이 터널은 콜드 조인트 부분이 15개소로 그중 4개소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도로.철도에도 터널이 많다.

또 신칸센보다 속도가 빠르고 터널이 많은 고속철도도 짓는 중이다.

다른 나라의 사고라고 그냥 넘기지 말고 타산지석 (他山之石) 으로 삼았으면 한다.

음성직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