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모녀의 엇갈린 사랑-MBC 새 수목극 '눈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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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MBC가 새 수목드라마 '눈물이 보일까봐' (밤9시55분) 를 7일부터 방영한다. 매니어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의 후속인 만큼 시청자들 눈길을 어느 정도까지 붙들어 맬지 관심거리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여주인공의 캐릭터다. 한마디로 '착함' 그 자체다. 제작진은 '착한 여자' 란 제목까지 고려했을 정도다.

종가집 며느리였던 어머니 (고두심 분) 는 주인공 영은 (김지호 분) 의 출산으로 인해 남편과 이혼한다. 내리 딸만 셋을 낳았기 때문이다.

무서운 어머니와 잘난 언니 틈바구니에서 '미운 오리 새끼' 처럼 살아가는 영은의 캐릭터가 일단 트렌디 드라마와 구별된다. 특히 잔잔하게 끌어가는 성격 묘사가 신선하다.

'일곱개의 숟가락' '세상 끝까지' 등을 연출했던 김사현 PD의 개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드라마를 둘러싼 '틀' 에 있다. 영은이 사랑에 빠지는 남자 (김태우 분)가 뜻밖이다. 나중에 어머니가 재혼까지 고려하는 옛사랑 조사장 (박근형 분) 의 아들인 것. 통속적인 드라마 특유의 우연성이 짙게 깔린 데다 '신데렐라' 구도까지 갖추고 있다.

주방에서 일하는 영은의 상대가 외식업체 사장의 아들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결국 승패는 여기에 달린 셈이다. 드라마의 외적인 구도를 무색하게 할 만큼 풍성한 내용이 담기는가의 문제다. 통속성을 안고 가는 만큼 줄거리는 뻔하다.

하지만 줄거리를 풀어가는 방식과 사이사이에 삽입되는 에피소드가 새롭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엄마와 딸의 대립된 삶의 방식을 통해 세대간의 화해를 그리겠다" 는 연출의도가 이런저런 장애물을 딛고서 얼마나 살아날지 지켜볼 일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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