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 미사일 심상찮다"-행정부.언론 '위험수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워싱턴.뉴욕 = 길정우.신중돈 특파원]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재시도 움직임에 대해 미 행정부와 언론이 일제히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의 군비경쟁 촉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제임스 폴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 한.미 정상회담 배경을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가 역내 안정과 미국의 비확산 노력을 위협한다는 것이 미 정부의 입장" 이라며 "북한이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북.미관계 개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 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폴리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는 정당한 것이며 미국은 한국 정부가 적절한 방위와 군사억지력을 갖추는 데 협력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국무부 고위관리는 그러나 "한.미 양국은 역 (逆) 확산 조치보다 북한을 설득해 미사일 개발을 중단토록 하는 외교적 차원의 노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1일 미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햇볕정책을 표방하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정부에 정치적 공세를 초래, 결국 남북한 미사일 개발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4월 지대지 미사일 '현무' 를 시험발사하면서 정확한 사정거리 측정이 불가능하도록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지 않았으며 미국은 이에 비공식적 항의를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미사일 실험을 중단토록 설득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미사일 대응개발을 촉구하는 내부압력에 개의치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문제는 커트 캠벨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가 지난달 30일 북한이 향후 수주일 또는 수개월내 미사일 발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