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어린이 책] 혀가 느끼지 못하는 ‘맛’은 뭘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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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재미난책보 글
안지연 그림
어린이아현, 32쪽, 7700원

유아용 정보서 ‘따뜻한 그림백과’시리즈의 열다섯 번째 책이다. 하지만 딱딱한 ‘백과’는 아니다.

맛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단순 나열하는 대신, 맛이란 주제를 따뜻한 감성으로 다뤘다. 한국인 특유의 정서와 습관까지 오롯이 살아있다.

“짠 맛, 단 맛, 신 맛, 쓴 맛… 맛은 혀로 느껴요. 떫은 맛도 있고 매운 맛도 있지요. 이 맛들이 잘 어우러져야 맛있는 음식이에요.”

‘조화’를 강조한 도입부부터 예사롭지 않다. 단 맛, 짠 맛 등의 객관적인 맛을 넘어선 ‘제 맛’도 알려준다. “동치미는 살얼음이 낄 정도로 차갑게 먹어야 제 맛이에요. 싱싱한 오이는 날로 아작아작 씹어 먹어야 제 맛이에요” 등의 설명을 통해서다.

또 “피곤하거나 아플 때는 입맛이 쓰다”는 ‘고급 표현’도 다뤘다.

혀가 느끼지 못하는 맛도 있다.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공부할 맛”“월척을 낚는 재미가 낚시할 맛”, 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웃음꽃을 피우면 그게 바로 사람 사는 맛”이란 거다.

짧은 그림책 읽는 ‘맛’이 참 깊고 귀하다. 지난해 4월 100권 완간을 목표로 선보인 ‘따뜻한…’시리즈는 지금까지 모두 열다섯 권이 출간됐다. 『모양』『냄새』『소리』『색깔』 등도 이번에 『맛』과 함께 나왔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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