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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장모께 '결혼승락' 받을 수 있는 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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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가을의 기도ㆍ김현승) 가을이 슬며시 피부로 느껴질 때, 추석이 다가옴을 느낀다. 평소 사랑과 감사를 전하고 싶은 지인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데…. 실속과 품격을 두루 갖출 수 있는 와인이면 좋겠다. 하지만 수많은 와인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받는 이의 취향을 고려해 와인을 고르는 건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이게 괜찮을까? 저게 괜찮을까? 도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와인수입업체 ‘와인프린스’ 이강근 대표와 와인나라 아카데미 김새길 부원장이 ‘받으면 좋아할’ 연령대ㆍ상황별 맞춤형 와인을 추천했다.

◇사랑스러운 20대 여자친구에게=사회에 막 발을 들여놓은 초년생인 20대는 주머니 사정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다. 구직활동을 하느라 신경을 써주지 못한 여자친구에게 저렴한 와인으로 마음을 표현해보자. 로제 와인이나 스위트 와인은 어떨까. 스트로베리와 꽃향기가 나는 분홍 빛깔의 ①리오알토 로제나 옅은 볏짚색의 달콤한 ②산 오르솔라 아스티 DOCG 돌체면 괜찮을 것 같다. 깐느 국제 영화제의 공식 와인이었던 ③무똥 까데 레드나 ‘데이트 와인’으로 알려진 새콤달콤한 맛의 ④빌라 M도 좋겠다. 사실, 와인 자체보다 둘이 함께 마신다는데 더 의의가 있지 않은가.

◇평소 내 일을 도와준 30대 친구에게=30대는 인생의 목표를 두고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나이다. ‘인생의 동지’ 내 친구에게 어떤 와인을 선물하면 좋을까. 큰 화제를 모았던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록 그룹 ‘퀸’에 비견됐던 힘찬 맛의 와인 ⑤샤또 몽페라를 추천한다. 와인 평론가들은 이 와인을 두고 ‘알려지지 않은 최고의 와인’이라고 찬사했다. “지금은 사람들이 잘 몰라도 너의 진가를 곧 알게 될꺼야”라는 메시지와 함께 주면 더욱 좋겠다. 와인의 ‘멋’을 아는 친구에겐 균형감이 뛰어나고 우아함이 돋보이는 와인을 선물해야 할 것이다. 짙은 루비색을 띄며 부드럽게 올라오는 오크향이 매력적인 ⑥샤또 마르퀴스 보방 보르도 슈페리어나 크림브휠레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⑦인시투 WMS 쉬라가 제격일 것.

◇나에게 멘토가 됐던 40대 선배에게=40대는 와인을 좋아하는 그룹,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뉜다. 언제나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선배가 와인 애호가라면 지금 당장 마시기보다 오랜 기간 숙성시켜 마실 수 있는 ⑧티냐넬로 05 매그넘을 선물하는게 좋겠다. ‘소장 가치’가 있고 생산량이 많지 않아 ‘희귀성’도 있으니 말이다. 무게감있는 샤또 마르퀴스 보방 뀌베 드 로아나 빈센조 다 필리카자도 괜찮은 선택이다. 칠레의 뜨거운 햇살과 천혜의 자연 환경의 은혜를 받은 와인이라 불리는 ⑨엘레강스 까베르네 소비뇽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당신에게 은혜를 입은 이 와인과 같다”는 메모와 함께.

◇50대인 예비 장모님께=예비 처가, 예비 시댁에 가야할 때 ‘우리 사위’‘우리 며늘아기’라는 말을 들으려면 어떤 와인이 좋을까. 고가이긴 하지만 유별난 유기농 농법으로 극소량만 생산되는 ⑩스텔라 디 캄팔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부모님에게 건강을 선물하는 뜻이 되겠다. 달 주기에 맞춰 포도에 천연거름을 주고 엄선된 음악만을 들려주며 키운다고 한다. 은근히 ‘결혼을 승낙해달라’는 의미의 와인을 내놔도 좋다. ⑪뚜아 리따 주스토 노트리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와인 메이커 바르질리오 비스티의 아내인 리따 뚜아에서 따왔다. 20념 남짓한 짧은 시간에 유명한 와이너리를 일군 것은 아내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의미 부여에 ‘딱’=연령ㆍ성별ㆍ취향ㆍ상황 상관없이 와인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선물하고 싶다면. 이별이나 승진 실패 등의 아픔을 겪고 있는 여자 선ㆍ후배, 친구에겐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뜻을 가진 ⑫샤또 샤스 스플린이 좋겠다. 창업이나 이직을 앞둔 이들에겐 ⑬뽀이약 바롱 나다니엘이나 ⑭베라짜노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로 격려해보자. 뽀이약 바롱 나다니엘은 독일ㆍ유대계 혈통의 국제적 금융 재정 명가인 로스차일드가의 일원이 생산하는 와인이다. 베라짜노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는 16세기 뉴욕을 처음 발견한 모험가 죠반니 디 베라짜노의 이름을 딴 와인이다. 모험과 도전의 상징이 되겠다.
골프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18홀은 65타에 친다’는 의미를 더해 ⑮1865 까베르네 소비뇽 리제르바를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 참고로 ‘1865’는 와이너리인 산페드로의 설립년도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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