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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터넷 지점' 내달 문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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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안방에서 컴퓨터 마우스만 몇차레 클릭하면 은행 업무는 끝' . 다음달부터 전자상거래 기본법과 전자서명법이 시행됨에 따라 인터넷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인터넷 뱅킹 시대가 열린다.

시중은행들은 한국통신이 개발한 '가상은행' 이나 독자 개발 방식으로 이르면 다음달부터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컴퓨터 화면상에서 웬만한 은행거래는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되는 이 서비스는 고객과 금융기관간의 시간.공간적 거리를 좁혀줄 뿐 아니라 앞으로 금융거래 전반에 발생할 혁명적인 변화를 재촉하는 도약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서비스 내용 = 은행 갈 일이 많은 주부들은 이제 자금이체 (송금).계좌 조회.거래 내역 확인.예약 송금.대출이자 납입.신용카드 사용내역 조회.현금서비스 등을 집에 앉아서 받을 수 있다. 다만 새로 예금을 들거나 대출을 받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통장 개설 등에는 현행 금융실명제법에 따라 본인의 주민등록증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 상에서 재테크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여윳돈의 규모와 운용기간만 입력하면 어디다 맡기는게 가장 유리한지 금방 알려준다.

◇ PC뱅킹과의 차이 = 인터넷 뱅킹은 종전에 전화로 하는 폰 뱅킹이나 개인용컴퓨터 (PC) 를 이용한 PC뱅킹이 인터넷 환경으로 바뀐 것이다. PC뱅킹의 경우 접속하려면 천리안.유니텔 등 부가가치통신망에 일단 접속해야하나 인터넷 뱅킹은 은행 웹사이트를 곧바로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비용부담도 외국에 나가 이용할 때 PC뱅킹은 국제전화 통화료를 물어야 하지만 인터넷망은 세계 어느 곳에서 이용하든 해당 국가 시내 전화료만 물면 되기 때문에 통화료가 훨씬 싸게 든다.

전자 상거래 이용도 더욱 간편해진다. 인터넷 쇼핑과 연결되면 결제수단으로 신용카드 뿐 아니라 예금계좌를 활용할 수 있다.

또 PC뱅킹의 경우 컴퓨터로 은행거래를 하다가 다른 서비스를 받으려면 화면을 바꿔가며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나 인터넷 뱅킹에는 증권.보험등 다른 사이트가 한 화면에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옮겨 다닐 수 있다.

그러나 각종 화상을 모니터에 띄우려면 문자로 서비스 되는 PC뱅킹 보다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일반 모뎀보다 속도가 빠른 근거리 통신망 (LAN) 이 구축돼 있으면 이런 걱정도 필요가 없다.

기술상으로는 한국통신의 '가상은행' 을 이용하는 인터넷 뱅킹의 경우 가상은행에 접속한 후 전자통장 (실통장의 기능과 역할을 인터넷 환경에서 수행하는 소프트 웨어) 을 거쳐 해당은행에 접속되나 PC뱅킹에서는 이같은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 이용 방법 = 은행마다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이용절차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처음 이용할 때는 거래에 사용되는 가상의 신분증 역할을 하는 인증서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거래하고 싶은 은행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인터넷 뱅킹을 클릭한다. 그다음 사용자 등록절차를 거쳐 사용자 번호와 사용자 암호를 받으며, 이를 이용해 인증서를 설치한다.

인증서가 발급되면 앞으로 사용할 개인키를 등록한다. 이어 '로그 인' 절차를 거쳐 인증서 개인키를 입력해 뱅킹 페이지로 옮기면 필요한 거래를 할 수 있다.

◇ 문제점은 없나 = 다른 사이버 거래와 마찬가지로 해킹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은행들은 시스템 설계때 이를 면밀히 따지기 때문에 금융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객에게 사용승인을 해주는 보안장치인 '인증 제도' 와 은행 자체 방화벽 설치, 복잡한 비밀번호 체계 등 다중의 보안장치가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또 거래 약관에 '인터넷 뱅킹의 모든 사고 책임은 기본적으로 은행 측에 있다' 고 명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객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들도 있다. 우선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 돈이 다른 계좌로 빠져 나갈 경우와 계좌 비밀번호및 암호등의 관리를 소홀히 해 다른 사람이 도용하는 경우, 사고를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아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을 경우 등이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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