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대학생의 연주회에 외국 오케스트라가 협연으로 나서는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명의 동구권 오케스트라가 전국을 돌면서 매일같이 협연무대를 갖고 있는 것. 루마니아 콘스탄차의 한 오케스트라는 매년 두 차례씩 악단의 이름을 바꿔가며 내한, 한 달간 25회나 '협연 강행군' 을 벌인다.
한 푼이라도 달러를 더 벌기 위해서다.
이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휴가 중인 오케스트라 단원이나 대학생들을 모아 만든 '급조 악단' .4명 이상의 협연자가 차례로 나와 협주곡 중 한 악장만 연주한다.
물론 객석은 연주자의 친지.가족들로 채워지고 소리 소문 없이 '행사' 는 끝난다.
독주자 1명이 주최측에 내는 '협연비' 는 4백만원선. 주최측이 25회 공연이 끝난 후 오케스트라에 지급하는 '개런티' 는 단원 1명당 약 5백달러 (60만원.1회당 2만4천원) 다.
오는 30일부터 7월5일까지 서울.부산 등 5개 도시에서 공연을 갖는 폴란드 크라코프오케스트라는 아예 '축소판' 협주곡을 모차르트.베토벤.쇼팽 스타일로 작곡한 곡을 8명의 협연자가 연주한다.
26~30일 서울에 이어 7월 10일까지 거의 매일 지방 4개 도시를 순회하는 폴란드 비니아프스키 오케스트라도 협연자가 공연마다 4명이다.
연주 기회 감소로 국내 민간교향악단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이런 식의 '동구권 음악교류' 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어 음악계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