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새미 소사와 첫대결서 범타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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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작은 거인' 김병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이 새미 소사 (시카고 커브스) 와의 맞대결에서 승리, 주가를 한껏 높였다.

김병현은 8일 (이하 한국시간) 커브스와의 홈경기에서 6 - 7로 뒤진 9회초 2사1루에서 구원등판, 지난해 홈런 66개를 때려내며 스타덤에 오른 새미 소사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을 벌였다.

김은 두둑한 배짱으로 초구 바깥쪽 빠른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으나 2구 슬라이더가 약간 빠져 볼카운트 1 - 1을 기록했다. 이어 3구째 시속 86마일 (약 1백38㎞) 로 측정된 투심 패스트볼에 소사의 방망이는 크게 원을 그리며 헛도는 순간 4만4천여명의 관중은 일제히 기립, 김의 배짱과 구위에 환호를 보냈다.

김은 볼카운트 2 - 1에서 장타를 의식한 듯 낮은 볼로 소사를 유인했으나 말려들지 않았다.

김이 5구째 다시 낮은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자 소사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방망이를 갖다대는데 급급, 짧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김은 다이아몬드백스의 9회말 반격이 무위에 그치며 팀이 6 - 7로 져 더 던질 수 있는 기회는 놓쳤다.

그러나 이날 등판이 절박한 상황에서 최고의 강타자와 대결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벅 쇼월터 감독의 확실한 신임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은 메이저리그에 승격된 뒤 "최고의 홈런타자 마이크 피아자 (뉴욕 메츠).마크 맥과이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켄 그리피 주니어 (시애틀 매리너스).새미 소사를 삼진으로 잡고 싶다" 며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은 지난달 30일 피아자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날 소사를 범타로 처리했다. 맥과이어와는 25일부터 홈에서 4연전을 치르고 그리피 주니어는 7월 19일부터 원정 3연전에서 만나 자신의 목표에 도전하게 된다. 김은 이날 등판으로 다섯경기에서 방어율 4.50을 기록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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