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면 더 재밌다] 34. '안마' 유래는 말 올라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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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마라톤.창 던지기.원반 던지기…. 이런 오래된 올림픽 종목들은 대부분 전쟁과 군사훈련에서 유래했다. 기계체조 중 틀 위에서 두 팔로 지탱해 묘기를 부리는 '안마'도 그렇다.

▶ 안마 기술을 발전시킨 독일에서 20세기 초에 사용됐던 안마 틀.

안마는 고대 로마병정들이 훈련을 받는 옛날 그림에 흔적이 남아 있다. 당시 기마병들은 나무로 만든 말에 뛰어 올라타는 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잘 올라타는 기술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차츰 말 위에서 자유롭게 몸을 놀릴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쪽으로 발전했다. 강한 팔과 몸의 유연성을 겨룰 수 있는, 운동경기의 요건을 갖춰간 것이다. 그러면서 고대 올림픽 종목의 하나가 됐다. 근세에 와서 독일 등을 중심으로 기술이 더 발달됐고, 오늘날의 안마 경기로 거듭났다. 즉 묘기를 부리는 틀은 말의 등이고, 틀 위의 손잡이는 안장인 셈이다.

오랜 역사 덕분에 안마는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때부터 정식 체조경기의 한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체조에는 안마와 철봉.평행봉.링, 그리고 줄 오르기가 있었다.

안마는 높이 105㎝, 길이 160㎝, 폭 35㎝의 틀(말) 한가운데 40~45㎝ 간격을 두고 세워져 있는 높이 12㎝의 손잡이(안장머리) 두 개로 만들어져 있다. 선수는 우선 두 손으로 틀 위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균형을 유지한 채 여러 종류의 선회운동을 해야 한다. 한 다리나 양 다리를 빙빙 돌리거나 다리를 가위처럼 교차시키는 등 몸통과 다리를 쉬지 않고 움직인다. 모든 동작은 반드시 스윙과 함께 이뤄져야 하며, 경기 도중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중단해선 안 된다.

아쉽게도 안마는 상체가 상대적으로 크고 팔과 다리가 짧은 한국 선수에게는 불리한 종목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뜀틀 등 체조의 다른 종목에서는 간간이 메달 소식이 전해졌지만 안마에서는 어떤 색깔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체고 조성동 감독은 안마에서의 올림픽 메달도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요즘 선수들은 식생활이 바뀌어서 그런지 '롱다리'로 가는 추세다. 조만간 안마에서도 뛰어난 선수들이 나올 것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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