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단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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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SK C&C가 이르면 올 11월 중에 기업공개(IPO)될 전망이다. SK C&C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지분 31.82%가 있어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SK C&C의 지분을 보유한 SK텔레콤(30%)과 SK네트웍스(15%)는 18일과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 C&C의 유가시장 상장과 동시에 이들을 모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SK그룹은 계열사 간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정리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SK네트웍스는 이날 이사회에서 워커힐 합병 을 결의했다. <본지 9월 21일자 e3면> 이와 관련, SK네트웍스는 “ 워커힐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 브랜드 관리부문 관계자는 “SK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하게 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환출자 고리 핵심 끊게 돼=SK C&C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SK그룹이 해결해야 할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이다.

현재 SK C&C는 SK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SK㈜ 지분 31.82%를 갖고 있다. SK㈜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지분을 각각 23.22%, 39.96% 보유하고 있다. 또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에 SK C&C의 지분이 있기 때문에 SK C&C→SK㈜→SK텔레콤·SK네트웍스에서 다시 SK C&C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형식이다.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SK C&C지분을 모두 처분하면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진다. <그래픽 참조>

◆금융 자회사 소유 가능해지나=SK그룹은 2007년 7월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해 예정대로라면 올 6월 말까지 그룹 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간을 2년 유예해달라고 요청해 승인받았다. 올 6월 SK C&C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려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식시장이 약화된 게 주된 이유였다. 지주회사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해 SK그룹은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가질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상 조건도 만족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와 SKC가 보유한 SK증권 주식 30.44%를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거느릴 수 있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SK증권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된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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