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도 호암상 시상식] 행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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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시상식장은 수상자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남다른 업적이 소개되면서 올해도 축하의 열기 속에 진행됐다.

28세에 오스트리아에서 소록도로 건너와 한센병 환자들을 돌봐온 사회봉사상 수상자 마리안느 수녀는 "수상 소식을 듣는 날이 만우절이었다" 며 서툰 한국어로 청중에게 웃음을 던진 후 "수상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단지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왔을 뿐" 이라고 밝혔다.

또 소록도 생활에 대해 "한센병 친구들이 있어 지난 37년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며 "되돌아보면 아름답게만 기억된다" 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또 대하소설 '변경' 으로 예술상을 받은 이문열씨는 "지난해 말 '변경' 을 완간한 후 한줄의 글도 못쓰고 있었다.

여전히 작품과 시대가 불화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며 "이번 수상소식은 무기력함에 빠져있던 자신에게 다시 집필용기를 불어 넣었다" 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수환 추기경은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리에게 삶의 고귀한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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