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재선 선거구 2곳에 의원들 총동원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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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3재선거를 이틀 앞둔 1일 여의도 의원회관과 여야의 당사는 텅텅 비었다.

이날 여야는 당소속 의원 대부분을 인천 계양 - 강화갑, 서울 송파갑의 선거현장에 출동시켰다.

국민회의 지도부는 김대중 대통령의 귀국 영접행사도 뒤로 한 채 현장 지휘.지원에 나섰고 한나라당 또한 의원들을 현장으로 내몰았다.

당초의 중앙당개입 자제.정책대결 약속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셈. 두곳의 선거현장엔 지역구와 직접 관계가 없는 '옷 로비 의혹사건' 등이 최대 쟁점이다.

◇ 계양 - 강화갑 = 국민회의 송영길 (宋永吉) 후보는 마지막 정당연설회를 갖고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오조산 공원에서 열린 이날 연설회에는 국민회의 김영배 (金令培) 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 등 여권 지도부는 물론 정동영 (鄭東泳).김민석 (金民錫) 의원 등 당내 스타급 의원들이 총출동, 막판 대세몰이에 가세.

金대행은 전날 발표된 택시의 버스전용차로 진입허용 등을 거론하면서 "여당후보가 당선돼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 며 지지를 호소.

宋후보는 "병역에 관해 계속 말을 바꾸고 있는 후보를 찍어서는 안된다" 며 한나라당 안상수 (安相洙) 후보를 공격했다.

병역문제는 양후보 진영의 주장이 엇갈리는데다, 전날 宋후보측을 지원하는듯 했던 인천지검측이 말을 바꾸는 등 현지 주민들도 뭐가 뭔지 헷갈리는 대목.

안상수 후보는 우세를 유지한다는 전략 아래 골목과 주택, 아파트 단지를 샅샅이 누비는 악수공세로 '피부 접촉 작전' 을 펼쳤다.

이날 오후 효성남초등학교의 정당 연설회에는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를 비롯한 80여명의 의원이 몰려가 安후보를 지원. 송파갑 유세를 잠시 접어두고 이곳에 도착한 李총재는 최근 전개되는 옷 로비 사건을 집중 거론하며 현 정권의 부도덕성을 부각시켰다.

安후보는 연설에서 "2천만원짜리 집에 사는 서민의 마음을 3천만원짜리 밍크코트를 입는 사람이 어떻게 알 수 있느냐" 며 이 사건에서 비롯한 유권자의 정서를 자극.

◇ 송파갑 = 전날 의원 46명을 선거운동원으로 등록시킨 자민련 김희완 (金熙完) 후보측은 1개동당 4명씩의 의원을 투입. 金후보측은 특히 "라스포사 옷을 입지 않는 사람은 金후보를 찍어달라" 며 옷 로비 사건을 역 (逆) 활용하는 전술을 시도.

金후보는 핸드마이크를 잡고 잠실 아파트 단지를 1개동마다 돌며 "두 딸에게 이번만은 자랑스런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작전도 폈다.

이회창후보측은 1일 오후 중앙당을 옮겨놓은 듯한 매머드급 정당연설회 (신천역 네거리) 를 개최. 의원만 해도 1백여명이 지원나온 연설회에서 李후보는 "현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하기 위해 압도적 지지로 당선시켜 달라" 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여야의 앞뒤를 안가리는 대결양상은 더욱 거칠어지고 있는 가운데 치사한 '자장면 사건' 도 발생. 31일 오후 한나라당 잠실 2, 5, 6, 7동 협의회 사무실에 주문하지 않은 자장면 72그릇, 짬뽕 11그릇, 고량주, 수박 등이 배달됐는데 때아닌 자장면 등을 받아든 한나라당은 "자민련의 골탕먹이기 작전" 이라며 어이없어 했고, 자민련측은 "한나라당의 자작극" 이라고 일축.

최훈.서승욱 기자, 인천 = 유광종.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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