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치매 전문 간병인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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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풍.치매 환자만을 전문으로 간병해주는 여성간병인들이 등장했다.

특히 이들은 일자리를 잃어 곤란을 겪었던 실직 여성 가장들.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하루 3시간씩 양.한방 기초를 고루 익히며 집중 훈련을 받은 끝에 어엿한 전문간병인으로 탈바꿈했다.

서울구로구구로5동 희훈타워빌 3층 구로 일하는 여성의 집 한 쪽에 5평 규모로 자리잡은 '중풍.치매전문 간병인회' 사무실 (02 - 852 - 3681) 은 이들 전문간병인 26명의 보금자리다.

회장 김혜자 (60) 씨는 "매우 충실한 교육을 받았다고 자부한다" 고 말한다.

이들의 어려운 형편으론 기존 간병인 협회에서 요구하는 연 20만원의 가입비와 매달 5만원 정도의 알선료를 부담하기 어려운 실정. 그래서 이들은 직접 전단지와 명함을 돌리며 중풍전문간병인회를 알리느라 분주하다.

이들이 중풍 전문 간병인으로 나서게 된 것은 '전문성을 인정받는 안정된 일' 에 매력을 느낀 때문. 처음엔 40명이나 되던 교육생은 실기.필기 시험을 치르면서 14명이나 떨어져 나갔다.

차원선 (40.서울구로구개봉1동) 씨는 "기초간호.환자 청결.식사와 투약.응급처치법등 교육내용이 매우 다양하고 전문적이어서 힘들었다" 고 고백 (?) 하기도.

이 프로그램을 만든 구로 일하는 여성의 집 한명희 (韓明姬) 관장은 "국내 병원들이 중풍과 치매를 한.양방 협진을 통해 치료하는 추세여서 간병인도 한방과 양방의 원리를 고루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간호사.의사.한의사와 정신과 의사까지 다양한 강사진을 마련했다" 고 설명한다.

지난해 8월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채 6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던 남편을 잃은 홍성신 (48.서울구로구오류동) 씨는 "6년간 남편을 간호하다 보니 환자를 사랑과 관심으로 보살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다" 고 말했다.

3일간 무료로 간병을 받아 본 뒤 정식계약을 맺을 수도 있으며 회원 중 8명은 24시간 간병이 가능하다.

간병료는 시간당 5천원, 24시간은 5만원.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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