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대한화재컵 우승… 대우에 1승1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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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전광판의 시계가 멈춘 지 2분. 부산 대우 수비수 김현수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슛을 날렸으나 볼은 무심하게 허공을 갈랐다.

1차전에서 1 - 0으로 이겼던 수원 삼성은 23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대한화재컵 결승 2차전에서 부산과 1 - 1로 비겨 1승1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3천만원.

수원 박건하는 0 - 1로 끌려가던 후반 6분 통렬한 동점골을 꽂아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수원은 이로써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올시즌 수퍼컵과 대한화재컵까지 3개 대회를 연속으로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구덕운동장에는 3만7천8백36명이 운집, 한국 프로축구 사상 최다관중 기록 (종전 3만6천4백56명) 을 세웠다.

부산은 초반부터 거세게 수원을 몰아붙였다. 1차전 때 뛰지 못한 마니치는 '부산의 해결사' 임을 증명하듯 뛰어난 스피드를 이용해 종횡무진으로 수원 수비진을 흔들었다.

천둥이 잦으면 비가 온다던가. 줄기차게 수원 진영 오른쪽을 뚫던 마니치가 전반 17분 드디어 첫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터치라인을 따라 돌파한 마니치는 골라인 쪽으로 방향을 바꾼 뒤 공격2선에서 쇄도하던 뚜레를 향해 수원 수비수 3명 사이로 기막힌 센터링을 날렸고 뚜레는 넘어지며 오른발 슛, 수원 골네트를 흔들었다.

분위기는 급격하게 부산쪽으로 기울었고 수원은 계속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후반은 전열을 정비한 수원의 페이스였다. 수원은 6분 만에 아크 정면에서 고종수가 백헤딩으로 연결한 볼을 박건하가 오른발 강슛,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부산은 마니치와 우성용을 앞세워 추가골을 노렸으나 수문장 이운재를 중심으로 한 수원의 수비진을 뚫지 못하고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부산 = 정영재.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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