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못할줄 알면서 강행'…풍악호 또 항의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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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현대 풍악호의 금강산 관광차질과 관련, 1차 관광객들의 17일 선상 농성에 이어 2차 관광객들이 북한 측의 입항거부로 출항조차 못한 채 배안에서 하룻밤을 보낸데 항의, 18일 또다시 2시간30여분 동안 하선을 거부하며 농성을 벌였다.

풍악호 관광객들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 "북한 측의 장전항 입항거부로 출항이 취소됐다" 는 안내방송을 들은 뒤 오전 8시부터 승무원들의 하선요구에 따라 배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관광객 5백10명중 2백여명은 현대 측이 피해보상으로 관광비용의 1백10%를 돌려주겠다고 하자 실질적인 보상과 현대측 책임자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하선을 거부했다.

승객들은 관광비용 외에 거주지에서 동해항까지 오가는 여비와 정신적인 피해보상으로 관광비용의 1백50%를 환급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 측은 약관에 따라 1백10% 이상은 지불할 수 없다고 맞서다 문기배 (文基培.43) 선장이 회사를 대표해 개인예금 통장 계좌번호를 계약여행사 대리점이나 선상 접수대에 등록하는 즉시 환급금을 송금해 주겠다는 지불각서를 제출, 2시간30여분만인 오전 10시30분쯤 승객들이 모두 하선했다.

이에 앞서 관광객들은 현대 측이 북한 측과의 협상 결렬로 출항예정일인 17일 이미 출항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18일 오전 6시30분에야 선내방송을 통해 운항취소 사실을 알리자 "농락하는 거냐" 며 거센 항의를 하기도 했다.

관광객 張인수 (69.서울시구의동) 씨는 "우리가 현대 측이 제안한 금액 이상을 요구한 것은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 다시는 승객들을 농락하는 불상사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

동해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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