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지도가 바뀐다] 참여연대, 나는 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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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80년대 많은 사람들은 권력을 '타도' 하기위해 싸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87년 이후 우리는 '타도되지 않은 권력' 앞에 서게 되었다.

초기 참여연대를 탄생시킨 첫 고민은 두 가지였다.

먼저 타도되지 않은 권력, 여전히 병든 자본주의와 불완전한 민주주의로 부를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다음 마치 '반독재운동과 민중운동의 시대는 가고 시민운동의 시대가 열린 것처럼 생각하는 '보수화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고민이었다.

참여연대는 당시 그래도 뭔가를 해보자 하는 여러 그룹들의 '희망의 연대' 로 출범하였다.

창립 후 참여연대는 시민참여와 발언의 외곽에 놓여 있던 많은 사회개혁적 이슈들을 시민운동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여 왔다.

행정권력.사법권력.시장권력.언론권력 등 모든 권력은 투명하게 감시되지 않으면 언제나 부패하고 스스로를 절대화함으로써 타락해 가게 된다.

여기에 참여연대와 같은 종합적 권력감시운동의 존재가치가 있다.

우리는 한국 사회의 권력이 정작 5%도 감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감시되지 않고 있는 나머지 95%의 권력을 인간화하기 위해서는 참여연대의 분발도 요구되고 있지만 9천여 개를 헤아리는 비정부조직 (NGO) 이 수십만 개로 확대되는 '시민사회운동의 르네상스' 가 도래해야 한다고 믿는다.

참여연대는 전국의 많은 단체들 에게 '진보적 시민운동' 의 한 전형을 만들었다고 평가되지만, 정작 참여연대가 따라가면 될 참여연대의 '미래' 적 전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 참여연대의 현재의 고민과 고독이 있다.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참여연대에 '참여' 하지는 않았지만 곁에서 지켜보고 염려하는 사람들의 조언과 질타가 요구된다.

조희연 교수 <성공회대.ngo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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